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생활묵상] 미션 피크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4 조회수1,126 추천수6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우리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미션 피크라고 이름 지어진 완만한 산길을 올라가는 곳이 있습니다.

본당교우이신 형제님께서 날씨도 좋은데 같이 가 보지 않겠냐는 전화를 주셔서 냉장고 청소를 하다말고 집을 나섰습니다.

형제님은 혈액암으로 무척 고생을 하시는 분이신데 늘 가만히 계시지 않으시고 자꾸만 움직이시므로써 씩씩한 투병생활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전에는 자주 저의 집에 잘 놀러오시곤 하셨는데 제가 혼자가 된 이후로 연락이 뜸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여자 혼자 있는 집이라 보는 눈이 두려워서 그랬노라고 솔직히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혼자 되었다는 것이 이리 걸림돌이 많았지만 전 상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누가 형제님과 나 사이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겠냐면서 서로 밥맛도 없고 그런데 가끔 우리집에 오셔서 식사도 같이 하시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자고 말씀드렸습니다.

형제님은 부인이 직장을 다니시니까 낮에는 혼자 쓸쓸히 계셔야 되었고, 제때에 밥을 챙겨 드시는 것도 사실은 힘드실 것 입니다.  

사랑이 담긴 말을 전해드렸더니 제게 전화를 하셔서 같이 산행을 하자시는데 정말 기쁘기만 했습니다.

해발 3000피트 (약 1000미터)쯤 되는 곳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 올라갔습니다.
한국의 산들과 달리 운동하기에 적합하도록 되어있는 곳으로 때로는 젊은 청년들이 자전거를 타고 낑낑거리며 올라가 내려올때는 그야말로 신바람 날리며 쌩쌩 내려 오는 그런 스릴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 다 건강치 못한 사람들이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성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습니다.  전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형제님으로 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하루가 보람있게 지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왕에 온 것 정상까지 올라가 보자며 끝까지 올라가 특별나게 붉은 이끼가 낀 바위에 걸터 앉아 물이라도 가져 올 걸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귀여운 새 한마리가 날아왔습니다.

내 옆으로 와서도 별로 겁을 안내고 무언가 먹을 것을 찾는데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 안타깝기만 하였습니다.

빈 손을 내 밀어 보았더니 귀여운 새는 나의 손톱을 주둥이로 쪼아 봅니다.. 정말 너무 귀여웠습니다.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새들도 착하기는 한데 사람이 가까이 가며는 날아가 버립니다. 제가 키우는 새도 사람의 손길이 묻어서 인지  산 꼭대기에서 만난 새처럼만큼은 순수하질 않습니다. 사람한테 다가오기는 커녕 사람으로 부터 멀어져 가버리려고만 합니다.

저는 그 귀여운 새를 쳐다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언제나 모든 것에 경계하듯이 울타리를 치고 살아야만 했던 제 생활이 더욱 부끄럽게 생각이 되었습니다.

내 맘을 순수하게 나타내지 못할지라도 나쁜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귀여운 새는 아무 스스럼없이 이런 내게 다가와 줌으로써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해 주었는지 모릅니다.

나는 그동안 타인들에게 얼마나 기쁨을 주고 살았을까?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의 욕심들로 나를 무장하기만 하였으니  무슨 기쁨을 나누어 줄 수가 있었겠습니까?
나의 무거운 죄가 많으니 순수한 마음으로 무슨 기쁨을 나누어 줄 수가 있었겠습니까?

얼마 멀지 않은 그런 곳에서도 저리 때묻지 않은 새가 있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인간들에게도 귀여운 새처럼 때묻지 않은 마음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더욱 더 내 마음 정리하기가 수월해져 갑니다.

저는 언제나 사랑을 베풀어 주신다는 하느님곁에 선뜻 다가가지 못할 뿐더러 멀리서 쳐다 보는것으로 대신하며 더군다나  멀리 달아나려는 마음도 가끔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주님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인 양심의 소리 안에서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제가 되어 보겠노라고 다시 한번 각오를 해 보는 이른 아침의 묵상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이쁜 새야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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