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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4주일 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6 조회수1,017 추천수1 반대(0) 신고

    3월 6일(일) 독서, 복음묵상 독서 1사무 16,1ㄴ, 6-7,10-13ㄱ 야훼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셨을 때 모세가 누구시냐고 묻자 야훼께서는 ‘나는 나다’라고 대답하셨죠. ‘나는 나다’라는 어찌 보면 뻔한 말씀은 무엇을 뜻할까요. 여러 갈래로 성서적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하느님은 하느님일 뿐 더는 설명이나 의문이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하나하나 속속들이 다 알고 계시지만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분을 알지 못합니다. 왜 알 수 없게 되었을까요. 만일 알게 되었다면 오늘 독서에서처럼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보잘것없는 다윗보다는 이새가 선택한 아들을 하느님 마음에 들도록 잘 꾸며서 내놓았을 겁니다. 하느님을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 그분 앞에 떳떳하고 보기 좋게 나서는 사람들, 하느님의 생각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으로 하느님을 헤아리고 있다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큰일을 이루시기 위해 선택하는 사람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약점이 많은 사람들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 완전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정말이지 속상할 노릇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하느님의 선택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자신도 하느님 앞에서는 한낱 모자라고 형편없는 한 인간에 불과하기 때문이입니다. 하느님 앞의 참된 모습은 무엇입니까. 모든 판단을 그분께 맡기고 나는 그 판단에 따라 열심히 행하는 것입니다. 예언자 사무엘은 하느님을 이처럼 알아들었기에 다윗을 알아보는 지혜를 가졌던 것입니다. 복음 요한 9,1-41 듣지도 걷지도 못하는 동생과 병든 어머니 그리고 알콜중독으로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 극심한 가난과 질병을 이기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가출했던 청년이 집으로 돌아온 모습은 교통사고로 오른 팔을 잃어버리고 후유증으로 실어증마저 걸린 상태였습니다. 자신이 집을 나가 고통을 당하자 동생과 어머니의 고통을 알게 되어 다시 돌아왔다는 아들,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눈먼 사람의 비참함을 두고 ‘다만 저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금 듣게 됩니다. 안타까울 정도로 비참해 보이는 세 식구가 오히려 해맑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지금 행복하다고 고백하는 모습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엔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진 것이 많아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작든 크든 무언가 하나 더 얻게 되어도 그리 크게 놀랄 일이 못됩니다. 그들의 욕망은 채우면 채울수록 밑빠진 독과 같아서 생전 놀라울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완전히 잃게 되면 비로소 놀랄 만한 일이 됩니다. 가진 것이 거의 없어서 가난한 사람은 작더라도 하나를 얻게 되면 놀라운 일로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매사에 소중하고 감사하게 채워가는 참된 행복의 항아리는 채우고 채울수록 값진 보물로 가득합니다. 그것은 때로 우리들 눈에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왜 영적으로 눈이 멀었다고 합니까. 눈이 있어도 코앞에 욕망을 채울 밑빠진 독에만 머리를 들이밀고 있으니 그 안에서 그만 눈이 캄캄해진 것이죠. 더 멀리 예수님 계신 들판까지 바라보려 하는 사람은 비록 육적으로 눈이 멀었어도 예수님의 사랑과 지혜로 반드시 앞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오로지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만으로 바라보시는 분, 예수님을 바라보는 눈길이 어두울 때는 내 자신이 나를 가로막고 있어 당신을 올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멋대로 예수님을 판단하고 나의 선행을 나의 잣대로 칭송하는 이 어리석음으로부터 눈뜨게 하소서. 언제나 예수님의 눈으로 모든 일을 바라보고 예수님을 통해 좋고 나쁜 것을 가려낼 수 있도록 우리의 맑은 눈동자에 머물러 주소서. 예수님 우리들 중 가장 낮고 보잘것없는 영혼을 위해 계시는 분, 당신을 눈으로 뵙게 되거든 우리의 눈이 차라리 멀게 하소서. 예수님만을 바라볼 줄 알아 당신의 선하신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게 하소서. 우리가 안다는 것과 우리가 가졌다는 것 그 모두가 당신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게 하시고, 그토록 하찮고 보잘것없는 영혼이지만 오직 하느님의 자녀 된 기쁨으로 모든 것을 갖고 알게 될 것을 믿습니다. 예수님 세상에 눈멀어 닫힌 마음을 열고자 오신 분, 우리가 가난한 마음으로부터 참된 행복을 찾지 못하니 눈앞에 흩날리는 세상 것으로 허공에 떠도는 눈초리들만 어지러이 가득합니다. 스스로 눈먼 것은 알지 못하고 마음의 눈을 뜬 이에게 눈멀었다고 손가락질하니, 못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기 위해 오셨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헛된 욕망으로부터 눈뜨게 하시고 참된 가난을 알아보도록 마음의 눈을 열게 하소서. 아멘 -행복한 사순 제4주일을 빕니다- - 요하네스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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