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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상 처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8 조회수973 추천수5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늘 조심을 하면서 살지만 때때로 왼쪽 팔에 상처를 입을 때가 있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제 겨드랑이에는 임파선이 없으니까 가시에 찔려도. 불에 데어도. 칼에 베어도 . 모기에 물려도 안되고 혈압도 왼쪽 팔에는 재지 말라는 분부였지만 까먹기 대장인 저는 뚜렷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임파선이 없어서 병균침입이 잘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수술 후 몇번인가 작은 상처가 낫었는데 처음엔 그야말고 큰일난 듯이 난리를 피웠지만 그런데로 큰 문제는 생기지 않고 잘 넘어갔습니다.

며칠전 부터 왼쪽 손 장지가 아프더니 팔까지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특별히 다친 생각도 안나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아프기 며칠전에 어느 문을 열다가 거칠한 곳에 손을 스친적이 있었습니다..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눈이 엄청 나쁨) 따가웠었습니다.

조심을 더 해가며 살아야되는데 펄떡거리는 성질배기는 왜 이렇게 내 던져 버리기 어려운지 모릅니다.

오래간만에 아들녀석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멀리 혼자 자취생활을 하느라 변변히 먹을 것을 챙겨먹지도 못했을텐데, 손이 아프니 맛있는 것도 만들어 줄 수가 없고 그렇다고 일일히 사 먹일 수도 없는 처지였습니다.

일요일 본당에서 미사 후 연도가 있었는데 음식이 많이 남아 염체불구하고 닭강정이랑 전을  담아왔습니다.(아들이 새벽녁에 왔기에 좀 주려고 그랬습니다)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

이렇게 내 몸에는 가릴것이 참 많습니다.
언제나 펄떡거리는 성질은 곧잘 그런 것들을 잊어버립니다.

의식적으로도. 무의식적으로도 제가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은 무척 피곤하고 힘들고 하지만 남보기에도 청승을 떨고 있는 것 같이 보일까봐 안그런 척도 해 볼때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 덩치가 크니까(ㅋㅋ ㄸㄸ한 것이 맞겠죠) 팔에 힘이 없어 무거운 것을 못 든다고 해도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성격이 밝고 목소리가 큰 편이라 누가 제 사정을 봐 주지도 않습니다.

요즘 저는 혼자사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혼자살아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팔에 힘이 없으니 병뚜껑을 여는 음식을 잘 먹지않습니다.. 이렇게 편안한 일상생활을 해야 제게 힘이 덜 들기 때문입니다.

내 몸의 작은 상처.. 이것이 제게는 큰 아픔으로 올수도 있는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내 몸의 상처보다는 내 맘에 상처가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내 맘에 상처란 것은 꼭 제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살아가기 힘들다고 이것저것 따질 줄만 알고 그러자니 불만도 많이 튀어나오게 되고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다른 해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였음에도 아직도 제 마음에 있는 찌꺼기들은 한구석에 크게 남아있기만 합니다.

욥기를 쓰고 있으면서 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얼마전부터 창세기부터 구약성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저의 잘못 된 구약성서에 대한 이해를 발견합니다.

전 성서공부를 많이 안했었기 때문에 구약을 읽으면서 무서운 분이시고 진노의 응징의 하느님이실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말로는 하느님을 사랑해요.. 하면서 한쪽으로는 하느님께서 두렵고 무섭기만 하니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가 있을까? 하는 얕은 생각에 헷갈릴 적이 많았었습니다.

죄인이기 때문에 구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었고,
제가 고백성사를 통해 잘못한 것들을 용서받았을 때 하느님께서는 나의 지나간 잘못을 되돌아보시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몰랐으므로 나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 늘 하늘나라에 가게 될때 어쩌나? 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하느님께서 공짜로 주시는 은총.. 그렇게 주시는 놀라운 은총을 거부한 꼴이 되고 만 것입니다.

내 맘의 상처들...
나의 겉 표면에 있는 상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발 나에게 돌아와 다오"라고 저의 마음에 힘을 주시는 하느님.
"마음을 고쳐다오" 하시며 달래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이제야 많이 깨닫습니다.

오늘 아침은 제게 있어 참 특별한 날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사랑이 제게 크게 다가오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손가락의 작은 상처로인해 제 마음에 상처를 생각해 낸 제가 오늘은 좀 기특해 보이기도 합니다.  

늘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제게 다가와 주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일상생활에 적당히 잊어먹고 살아가듯 살아대고. 펄떡거리는 성질처럼 펄떡거리기만 했으니 하느님께서 공짜로 주시는 은총을 그냥 지나치고만 살았던 제가 정말 바보였던 것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되도록이면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십계명에 어긋나지 않도록 예쁘게 살아가며 사랑의 계명도 잊지않고 하루하루를 잘 살도록 노력을 해 보렵니다.

요 맘이 변치않기를 기도로 청해봅니다.  내 왼 손에 처음으로 상처입었을 때 난리를 부리다 몇번 반복되니 은근히 걱정만 하는 그런 무심한 마음이 아닌  하느님사랑이 처음과 끝이 변함없도록 노력을 해 보렵니다.

저로인하여 혹시라도 마음 아프셨던 분들이 계시면 용서해 주소서..

제 맘에 상처를 맘씨 좋으신 하느님께 휙 ~~ 던져 버려 봅니다.
그리하여 남은 사순시기를 공짜로 주시는 은총으로 뒤범벅 되어 보겠습니다.

하느님 사랑해요~~
우리 님들 사랑해요~~
그리고 저를 사랑하렵니다.

유낙양베로니카 아자~~ 아자~~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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