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계속해서 자신과 하느님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를 말해주
고 있습니다. 주님은 아버지께서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하
시는 모든 일을 보여주신다고 말합니다. 하느님과 아들이 동등되지
않다면 하느님께서는 자기 계획이나 일들을 아들에게 보여줄 필요
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주님을 같은 동반자로 인정하시
고 서로 자기 계획과 일을 나누고 의논하였습니다. 주님은 하느님께
서 지금까지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아들에게 모두 보여주셨으며, 앞
으로는 더 큰 일도 보여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아들은 앞
으로 더 큰 일도 행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보면
놀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리하여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존경
하듯이 아들도 존경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1. 부활과 심판
하느님은 죽은 자들에게 죽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을 주
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생명의 창조자시며, 죽은 자들
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은 아버지 뿐 아니라 당신 자신도 당신께서 원하는 자들을 살릴 권
한과 능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당신 스스로를 하느님
과 동동한 위상에 놓는 발언이었기 때문에, 당시 유다인들에게는 충
격적인 발언이었습니다. 주님은 당신을 믿는 사람들을 살리시고, 마
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당시 유다인들은 오직 하느님만이 인류를 심판하실 분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 앞에서
말씀하시기를 하느님께서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시고 모든 심판을
아들에게 맡겼다고 말합니다. 또한 하느님은 주님에게 심판을 행사
할 권한을 주심으로 사람들이 주님께 존경을 받기를 원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행위와 죄를 심판할 권한을 가진 분을 두려워하고 존
경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은 하느님의 보내심을 받들어 세상
에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당신을 공경하는 자는 결국 당신을
보내신 하느님을 공경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므
로 주님을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주님을 세상에 보내신 하느님
을 멸시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사신을 거절하는 일은 결국
그를 모든 나라와 통치자를 멸시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님의 발언들은 당시 유다인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발언
이었습니다.
주님은 다시 한 번 "정말로(진실로 진실로)"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
은 앞으로 주님께서 하실 말씀이 중요하며 확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당신의 말을 듣고 또 당신을 보내신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이미 영원한 생명을 얻었고 심판을 받지 않으
며 이미 죽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명으로 옮겼다고 선언하고 있습
니다. 하느님은 주님을 받아들이는 자에게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리를 주셨습니다. 주님은 누구든지 하느님을 믿고 주님의 이름을
믿는 사람은 이미 영원한 생명을 얻은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사람들
을 심판하실 때에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심판에서 제외시켜 주실 것
입니다. 우리의 최종 구원과 심판은 역사의 마지막에 가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에 모든 사람들을 심판하시는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될 것입니다.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이미 심판을 이기고
최후의 승리와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은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하
느님은 한번 구원하신 사람들을 다시 버리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하느님과 동등하신 심판자이시며, 자기를 믿는 사람들을 죽
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권능을 가지신 하느님이십니다.
II. 생명과 심판의 권한을 가지신 예수님
1. 듣는 자는 살아난다.
주님은 다시 한번 "정말 잘 들어 두어라"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
다. 이 말은 뒤에 나오는 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고 이미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주님은 "때가 오면 죽은
이들이 하느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것이며 그 음성을 들은 이들은
살아날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때이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주님은
그 때에 "하느님의 아들의 음성을 듣는 자는 살아날 것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만일 이 구절에서 "그때"라는 언급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구절이 최후의 부활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러나 복음에서 주님이 언급하고 있는 일은 최후의 심판이
아니라 바로 "지금"(그 때)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바로 지금 사람들의 생명을 살려 주시는 일을 하고 계십니
다. 바로 지금 주님은 영적으로 죽은 사람들을 불러서 그들의 영혼
을 살려 주시고 계십니다.
주님은 "아들의 음성을 듣는 자는 살아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여
기에서 "듣는다"는 말은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기
쁜 마음으로 듣고 그것을 믿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은 당신을 가리
켜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스스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명칭은 매우
특별한 명칭이었습니다. 복음서에서 주님을 부를 때에 가장 많이 사
용한 명칭은 "아들"이였습니다. 그리고 가끔 "인자"라는 명칭이 사용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복음에서와 같이 주님께서 당신을 직접 "하
느님의 아들"이라고 10번을 부르고 있는데, 이는 주님께서 스스로
하느님의 신적 권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생명과 심판하는 권한이 주어짐
주님은 "아버지께서 생명의 근원이신 것처럼 아들도 생명의 근원이
되게 하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하느님 속에 생명이 있는 것
처럼, 아들에게도 생명이 있게 하셨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약 성서에서는 분명히 생명이 하느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말하
고 있습니다. 인간의 코에 숨(생기)를 불어넣어 주신 분은 하느님이
셨습니다(창세 2,7). 하느님은 모든 생명을 만드셨으며, 또 존재할
수 있도록 보존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
의 근원은 하느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이미 모두 믿고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러한 생명
의 힘이 자신에게도 주어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하느님 뿐
만아니라 당신 자신에게도 생명을 부여하고 살려내는 힘이 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주님은 당신이 세상의 생명들을 살리거나 죽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유다인들에게 있어서 신성
을 모독하는 충격적인 발언이었습니다.
또한 주님은 하느님께서 "아버지께서는 또한 아들에게 심판하는 권
한을 주셨다. 그는 사람의 아들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구약 성서는 하느님만이 우리 모든 행위를 심판하실 분이라고 말하
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온 세상을 다스리는 이(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시며(창세 18,25), 따라서 성서는 하느님을 심판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재판관들이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대신해서
사람들을 심판하는 권한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
은 재판관들에게 하느님을 대신해서 공정한 재판을 하라고 가르쳤
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마지막에 있을 최후의 심판만은 오직 하느님
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또 다시 유다인들에게 충격적인 발언을 하셨습니다.
주님은 마지막에 행해질 심판권이 당신 자신에게 주어졌다고 선언
하셨습니다. 주님은 사람들을 살리는 권한 뿐만아니라, 인간을 심판
할 권한도 자신에게 위임되었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주님은 "그는 사
람의 아들이기 때문에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심판하는 권한을 주
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주님은 육체를 입고 오셔서 죄인들
을 위해 죽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죄인들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자신을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명
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심판
으로 갚아주실 것입니다. 다니엘은 오래 전에 환상을 통해서 "사람
의 모습을 한 이(사람의 아들)"가 하느님으로부터 주권(모든 권세)를
위임받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다니엘은 이 장면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주권과 영화와 나라가 그에게 맡겨지고 인종과 말이 다
른 뭇 백성들의 섬김을 받게 되었다. 그의 주권은 스러지지 아니하
고 영원히 갈 것이며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하리라." (다니
7,14).
3. 생명의 부활과 심판의 부활
이러한 주장은 유다인들에게 있어서 신성을 모독하는 충격적인 발
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분노하여 주님을 제거하려고 했습
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을 향해 "내 말에 놀라지 마라."고 말씀하
셨습니다. 주님은 장차 마지막 때에 무덤 속에 있는 죽은 자들이 '사
람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올 것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주님
은 무덤 속에 있는 사람들이 아들의 음성을 듣게 되면 모두 다시 살
아나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이 부활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심판의 부활이 될 것입니다. 주님은 이 때의 선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그리고 악을 행한 자는 "단죄(심판)의 부활"로 주님 앞에 나
오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복음 묵상의 마무리입니다.
인간의 구원이 인간의 노력이나 행위에 의한 공과에 달려 있지 않
고, 주님에 대한 믿음에 달려 있다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부
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믿음에 달려 있다'라
는 표현은 '선한 행동을 반드시 수반하는 믿음'임을 잊지 말아야 하
겠습니다. 어떤 종교는 믿기만 하면 그 후에 아무리 나쁜 짓을 하더
라고 일단 구원받은 사람이기에 ...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궤변들
을 털어 놓는 경우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믿음의 사람
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기에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다는 가정을 두
고 하는 말입니다. 만약에 하느님과의 만남 이후에 나쁜 짓을 한다
면?
그건 에덴동산에서 그 결과를 이미 보았지 않습니까. 하느님의 아들
아담은 하와와 뱀에 의해 죄를 짓고 영원한 생명의 약속을 파기당하
고 쫓겨납니다. 아시지요??? 구원행 티켓을 이미 받았다는 사람들
은 그것이 가짜표가 아닌지요?
그래서 주님의 오늘복음의 마지막 말씀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
습니다. "선을 행한 사람"은 주님을 믿고 성령을 통해 죄와 세상과
싸워 승리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말하며, 그리고 "악을 행한 사
람"은 주님을 거부하고 자기 힘으로 살다가 결국 자기 죄에 걸려 넘
어진 사람들을 말합니다. 주님은 생명과 심판의 권한을 가진 분으로
서, 마지막 날에 악인은 단죄하시고 올바른 신자들은 생명의 부활인
하늘나라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늘이 마지막날이라
면 어디로 갈 것 같습니까? 그날은 도둑같이 오신다고 했습니다. 아
직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고 딴전을 부리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말씀봉사: 두올 / 편집 : 심 바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