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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4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2005-03-12)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12 조회수935 추천수3 반대(0) 신고

 

예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 중에는 '저분은 분명히 그 예언자이시다.' 또는 '저분은 그리스도이시다.'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있겠는가? 성서에도 그리스도는 다윗의 자손으로 다윗이 살던 동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리라고 하지 않았느냐?'하고 말했다.(요한 7, 40-42)

 
 
예수께서 사람들의 믿음을 얻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그들의 고정관념이
 
었습니다. 고정관념은 사건의 진위나 정황을 떠나 판에 박힌 생각을 갖는
 
것입니다. 사실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태도의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유다인들은 예수가 갈릴래아 태생인 줄 알고 있었습
 
니다. 물론 예수님이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에서 30년간의 성장시절을 보
 
내긴 했지만, 사실은 베들레헴 태생이었습니다.(마태 2,1; 루가 2,4)
 
 
지금의 우리들은 예수님에 대한 유년시절을 포함한 전반적인 기록인 신약
 
성서를 앞에 두고 있기에 예수에 대한 믿음을 가지기가 당시의 사람들보
 
다는 훨씬 쉽겠죠. 우리가 아는 예수님의 출생과 유년시절에 관한 기록들
 
은 빨라도 기원후 80~90년경에 집필되었기 때문에 대사제들과 바리사이
 
파 사람들은 구약성서가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
 
었습니다. 메시아의 고향이 베들레헴이라는 것은 미가 5,1에 근거하며, 베
 
들레헴이 다윗의 마을이라는 사실은 1사무 20,6에 근거합니다.

그렇다고 예수님께서 자신이 베들레헴 태생이라는 사실을 말씀하신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어제 복음을 보면 예수께서 큰소리로 "너희는 나를 알고
 
있으며,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있다"(요한 7,28)고 하셨는데, 이 말
 
씀은 자신이 베들레헴 태생이라는 것보다는 나자렛 출신이라는 사실을 더
 
강조하는 듯이 보입니다. 어쨌든 유다 베들레헴 태생의 예수와 갈릴래아
 
나자렛 출신의 예수 사이의 밀접한 관련성을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물론 이런 아쉬움이 예수님께는 어떤 문제도 되지 않습
 
니다. 예수께서는 애당초 출신이나 신분 따위엔 관심도 없으시기 때문입
 
니다. 예수께 있어서 중요한 것은 태생이나 출신이 아니라 그분이 하시는
 
말씀과 행적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렇다고 예수께서 단순히 당신의 말씀
 
과 행적을 믿으라는 것은 아니고, 예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이 곧 아버지의
 
일이기 때문에 믿으라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나중에 가서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믿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만은 믿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러면 너희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10,37-
 
38)라고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그렇다고 예수님 안에 하느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다는 사실이 무조건 거부되지는 않는데, 그것은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성전 경비대들과 예수와 구면인 니고데모를 통하여 드러납니다. 예
 
수를 잡아오라는 명을 받은 경비대들이 "저희는 이제까지 그분처럼 말하
 
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하고 저들을 보낸 지도자들에게 알렸으나 지
 
도자들의 생각과 입장은 바뀔 줄을 모릅니다. 그들은 성서의 어느 곳에서
 
도 갈릴래아에서 메시아가 나올 수 없다는 고정관념에 자신들을 더욱 세
 
게 얽어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이 작정한 길을 갈 것이고,
 
예수님은 예수님대로 자신의 길을 가실 것입니다.

기원전 609년경 유다에 출현한 예레미아 예언자도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
 
함에 있어서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고, 쓴맛을 보았습니다. 유다 백성들이
 
예레미아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대사제들과 다른 예언자들, 심지어는 자기 형제들로부터 박해를 받았습니
 
다. 예언자 예레미아가 자신의 소명 시간에 받았던 수많은 고통들이 이제
 
막 들이닥치는 예수님의 수난역사의 전주곡으로 들려옵니다. 고통의 마지
 
막에 이른 예레미아의 처절한 호소가 오늘 제 1독서에 나옵니다. 예레미아
 
의 처절한 호소가 있은 후 20년이 지난 기원전 587년에 유다왕국은 실제
 
로 망했습니다. 예수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이와 같이 망하게 될 것입
 
니다. 예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곧 하느님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입
 
니다.
 
 
 
진짜 예수님 만나기
 
예수님에 대하여 사람들은 두 분류로 나뉩니다.
 
첫째부류는 대사제들과 바리사이처럼 아는 것이 병이 된 사람들이고,
 
둘째 부류는 예수님을 직접 만나 체험한 사람들로
 
성전 경비병들과 니고데모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직접 보고 "그분철럼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
 
다."라며 감탄했고,
 
한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던 니고데모도 예수님을
 
두둔했습니다.
 
그러나 대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의 지식을 근거로 에수님을 판단
 
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관한 물음은 지식만으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과 함께 사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나는 어느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까? 죽은 지식입니까, 아니면 생생한 만남
 
입니까?
 
그분의 말씀은 살아 있어 오늘도 나를 기도와 성사에 초대합니다.
 
 
주님! 당신을 알고 싶고 만나고 싶고 사랑하고 싶습니다.
기도와 성사를 통한 당신의 초대에
오늘은 제 마음을 다해 응답하고 싶습니다.
 
 
                                                                - 출처: 단순한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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