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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오너라! 이 망할 자식아! (사순 제 5주일)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12 조회수1,240 추천수10 반대(0) 신고
                 나오너라! 이 망할 자식아! (사순 제 5주일)


  십자가를 안테나로!

  언젠가 재미있게 읽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에서 이런 대목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남성들은 자신이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동굴 속에 들어가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고.

  이러한 모습은 최근에 본 영화 ‘에비에이터’의 하워드 휴즈 회장이 자신의 TWA사가 팬암 항공사의 음모로 합병되는 위기에 직면하자, 자신의 동굴(?)이라고 할 수 있는 방에 들어가 두문불출하였던 모습에서도 볼 수 있었고 저역시 최근에 신변상에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자, 저를 걱정하여 안부를 묻는 친지들의 전화, 또 ‘식사를 하자’는 문자 메시지도 때론 피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빵장수 야곱’이라는 책에 ‘무덤과 집의 차이는 문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고 한 대목이 생각이 납니다. 예수님이 사셨던 유다지방에서는 무덤을 동굴로 사용했나 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벌써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라자로가 묻힌 동굴 즉 무덤 앞에서 “돌을 치워라!”라고 명하시고 또 “라자로야! 나오너라!”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만약 동굴문을 가로 막았던 무거운 돌이 치워지더라도 라자로가 나오지 않고 동굴속에서만 머문다면 그는 정말 죽은 자로 남았을 것입니다. 라자로는 비록 손발이 베로 묶여지고 또 얼굴이 수건으로 가려져 있어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드디어 기어나오고(?) 말았습니다.


   오늘 복음(요한 11, 1- 45)에서의 무덤은 제 1독서(에제 37, 12-14)에서는 유배생활, 노예생활을 상징하고 제 2독서(로마 8, 8- 12)에서는 육체적인 삶 즉 죄를 짓는 삶을 상징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죽어가던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죽음의 생활을 상징하는 무덤 문을 여시고 당신 백성들을 무덤 밖으로 불러내어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주시며 다시 살려주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 최인호 베드로씨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에서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1849년 덴마크의 사상가 키에르케고르는 한권의 책을 펴냈다. 이 책의 제목은 ‘죽음에 이르는 병’인데 이는 주님께서 라자로가 죽었다는 말을 전해듣고 ‘그 병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다’라고 하신 말씀에서 따온 것이다. 이 책에서의 죽음은 육체적인 죽음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상실을 의미하고 있다. 그는 이 책 속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은 절망이며, 절망이란 자기를 있게 한 하느님과의 관계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 상실이야말로 죄라고 규정짓고 있다. 때문에 그는 아직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회개와 신앙으로서만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회복되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렇다! 우리들의 병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을 죽음에서 부활시켜 주실 것이다...

  우리의 죽음을 보시고 비통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신 주님, 나의 하느님,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어둠의 동굴 속에 갇혀서, 살아도 산 것이 아니요,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목숨으로 죽음의 냄새를 피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동굴 앞에 막힌 돌을 치워주시고 어둠 속에 잠겨있는 우리의 죽은 영혼을 향해 이렇게 큰 소리로 외쳐 구원하여 주십시오.

“야, 도대체 그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나오너라, 이 망할 자식아!”>


   저도 주님께 “나오너라! 이 망할 자식아!”라는 소리를 듣기 전에 어서 이 죽음의 동굴에서 기어나와야겠지요.^^*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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