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고해소에서
작성자윤인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17 조회수878 추천수4 반대(0) 신고
 


고해소에서


그곳에 가면

나는 어린아이가 된다

조그만한 잘못에도

가슴이 쿵쾅거리고

침 삼키는 것 조차 부끄러운

겁쟁이 아이가 된다


그곳에 가면

그렇게 커보이던 내 몸둥이가

좁쌀만한 크기로 변해

갈 길을 잃어버리고

누군가 다가와 손잡아 주기를 기다리는

철부지 아이가 된다


왜그리도 욕심을 부렸었는지

왜그리도 잘난체 했었는지

왜그리도 좁아 터졌었는지

나의 사랑은 언제나 말뿐이었음을 고백하며

쪼그라든 마음이 미워져

푹 숙인 고개가 땅에 닿을쯤이면


차갑게 얼어버린

내 손 잡아 일으키시며

고이 안아주시는 예수님

그토록 말많던 내가

더듬거리는 반벙어리 되어 어쩔줄 몰라할 때

사탕같은 보속하나로 구멍난 영혼 기워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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