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5주간 금요일 복음묵상(2005-03-18)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18 조회수800 추천수1 반대(0) 신고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믿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만은 믿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러면 너희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요한 10, 37-38)
 

어제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손에 돌을 집어들고 예수를 치려고 했던 유

 

다인들이 또 다시 돌을 집어들었습니다. 요한복음을 통틀어 유다인들이

 

예수를 돌로 치려한 것은 모두 두 번이었는데,(8,59; 10,31) 물론 같은 자

 

리에서 집어든 돌을 놓았다가 다시 집어든 것은 아닙니다. 어제 복음과 오

 

늘 복음 사이에는 요한복음의 여섯 번째 표징사화에 해당하는 '태생 소경

 

의 치유'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생트집 사건'(9,1-41), 그리고 이 사건과

 

직접 연결된 '목자와 양의 비유'(10,21) 가르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이 돌로 예수를 치려했던 첫 번째 이유는 초막절 축제 마감에 즈

 

음하여 성전에서 행한 가르침과 논쟁 때문이었는데,(8장) 이는 예수께서

 

자신의 신성을 밝히신 이유 때문으로서, 구체적으로는 자신을 유다인들이

 

믿고 있던 하느님께서 파견한 메시아인 동시에 아들로 선포하신 것, 아버

 

지처럼 영원한 생명을 주관하신다는 것, 그리고 유다인들이 조상들 중에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던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에 먼저 있었다는 것이

 

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오늘 복음의 바로 전 구절로서 '목자와 양의 비

 

유'를 통한 가르침에 잇따른 논쟁에서 "아버지와 나는 하나이다"(10,30)라

 

고 말씀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유다인들에게 있어서 예수를 돌로 쳐죽이려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유는

 

둘 다 "너희는 너희 하느님의 이름 야훼를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야훼는

 

자기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죄 없다고 하지 않는다"(출애 20,7)는

 

십계명의 제2계명에 근거합니다. 따라서 야훼의 이름을 모욕한 자는 "반드

 

시 사형시켜야 한다. 온 회중이 그를 돌로 쳐죽여야 한다. 내 이름을 모욕

 

한 자는 외국인이든지 본국인이든 사형에 처해야 한다"(레위 24,16)는 시

 

행세칙에 저촉되는 것입니다. 다른 신들을 섬기자고 선동하는 자들 또한

 

"돌로 쳐죽여라. 그는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건져내 주신

 

너희 하느님 야훼와 버성기게(벌어져 틈이 생기게 만드는) 하려고 꾀는 자

 

이니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신명 13,11)는 세칙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세칙들이 예수님께는 해당이 안 된다는 것인데, 하

 

느님이 스스로 당신 이름을 부른다고 해서 죄가 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스스로가 자신에 대하여 지나칠 만큼 자상하게 가르쳐 주시는 것

 

이 무슨 죄가 되느냐는 것이죠.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내가 아버지

 

께서 맡겨 주신 좋은 일들을 많이 보여 주었는데 그 중에서 어떤 것이 못

 

마땅해서 돌을 들어 치려는 것이냐?"(31절)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어제 복음에서와 같이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께서는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십니다. 오히려 죽을 뻔한 빌미를 제공하면서까지 당신의 신

 

적 본성을 계시해 주시는데, 당신과 아버지가 하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예수가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라는 생각을 굳혔고, 그래서 손

 

에 돌을 집어든 것입니다. 이렇게 오늘은 유다인들이 손에 돌을 집어든 채

 

로 예수님의 자기계시적 가르침을 만나게 됩니다. 유다인들이 예수께 "당

 

신은 한갓 사람이면서 하느님 행세를 하고 있지 않소?"(33절) 하고 대들

 

자, 예수께서는 "하느님께서 너희를 신(神)이라 불렀다"(34절)는 율법서의

 

말씀을 인용하시는데, 여기서 율법서는 모세오경과 예언서만이 아니라 구

 

약성서 전체를 의미합니다. 
 

이 말씀은 정확히 시편 82장 6절을 가리키지만 문맥상의 이해를 돕기 위

 

해서 아삽의 노래에 해당하는 시편 82장 전부를 보면, "하느님께서 신들을

 

모으시고 그 가운데 서시어 재판하신다. 언제까지 너희는 불공평한 재판

 

을 하려는가? 언제까지 악인에게 편들려는가? 약한 자와 고아를 보살펴

 

주고, 없는 이와 구차한 이들에게 권리 찾아주며, 가난한 자와 약자들을

 

풀어주어라. 악인의 손에서 구해주어라. 그들은 분별력도 없고 깨닫지도

 

못하여 어둠 속을 헤매고만 있으니 세상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나의 선고

 

를 들어라. 너희가 비록 신들이요, 모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들이나

 

그러나 너희는 보통 인간처럼 죽겠고 여느 군주처럼 넘어지리라. 하느님

 

이여, 일어나시어 온 세상을 재판하소서. 만백성이 당신의 것이옵니

 

다."(시편 82장)

 

 

위의 시편 내용에서 시편저자가 하느님의 재판에 부친 신들은 누구일까

 

요? 여기서 신들은 바로 이스라엘의 지도자(재판관, 관리)들을 의미합니

 

다. 그들이 하느님의 능력, 즉 정의를 실현하는 기능을 대리하기 때문입니

 

다. 시편저자는 백성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자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살펴야 할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불의를 정당화하고 권리

 

를 남용함으로써 대리적 기능을 저버렸음을 지적하고, 이로써 그들이 신

 

으로서의 품위를 상실했음을 선포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이라 불리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불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예수께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율법서의 말씀

 

을 인용하여 자신이 하느님의 일을 행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신이고 하

 

느님의 아들이라 불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좋아하시는 일을 헤아리지도 행하지도 못함으로써 '신

 

(神)이 됨'과 '아들들이 됨'의 자격을 박탈당한 유다인들은 손에 돌을 거머

 

쥐고 예수를 해치려 합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벗어나 요한이 한 때 세례

 

를 베풀던 요르단 강 건너편으로 가서 머무르셨다고 하는데, 요르단 강 건

 

너편은 바로 예수님 스스로가 세례를 받으시고, 성삼 하느님의 현현(顯現:

 

epiphany)과 더불어 아들로서의 계시를 받은 곳이며, 공생활의 준비를 위

 

한 대피정(40일간)을 하셨던 곳입니다.(마태 3,13-4,2; 마르 1,9-13; 루가

 

3,21-22; 4,1-2 참조) 예수께서 이곳에서 자신의 세례를 상기하시고 하늘

 

에서 들려왔던 아버지의 음성을 되새겼을 것입니다. 사순절은 이렇게 우

 

리가 이미 받은 세례성사를 기억하는 시기이며, 세례의 은총을 새롭게 하

 

는 시기이기도합니다. 
 

 

육화의 신비
 
예수님이 하느님 행세를 하며 신성모독을 했다고 유다인들은 또 돌을 집

어 들었습니다.

당시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예나 지긍이나 하느님은 하느님이고 인간은 인간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인간이 아무리 훌륭해도 하느님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안에서는 하느님이 인간이 되셨습니다.육화의 신비입니다.우리는 당시 사람들보다도 예수님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예수님의 요구를 알아듣고, 그분이 나에게 바라시는

바를 행하고 있습니까?

예수께서 하느님이시고 그분의 놀라운 업적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나에게는 아직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 믿음을 행실로 증거하는 것입니다.
 

든든한 바위 위에 집을 지으라고

오늘도 저를 초대하시는 주님,

그 초대에 기꺼이 응할 수 있도록

함께하여 축복해 주십시오.

 

 

                                                                                       - 출처: 단순한기쁨-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