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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슬피운 사연 3
작성자김창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21 조회수811 추천수4 반대(0) 신고
 

   제 5처로 발길을 돌리니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하라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자리에 앉아 십자가 나무가 나에게 무엇을 말해 주는지 묵상하였다. 예수님은 저렇게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무거운 십자가를 힘들게 지고 계시고 그의 사랑하는 제자 시몬도 함께 십자가를 지고 있는데 내가 대신 십자가를 저 본적이 있었던가?

 

   나는 십자가는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죄의 유혹에만 빠져 지냈던 게다. 돈을 딸 목적으로 고스톱을 친 적이 있고 남이 주는 선물은 사양치 않고 받으면서 남에게 베풀지는 못했다.  보지도 확인하지도 않고 들은 말을 옮기기도 했으며, 남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지은 죄를 고해하면서도 고백하기조차 부끄러워 솔직하고 용기 있는 고백을 하지 못하고 얼버무린 적도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기도를 바쳤다. “시몬은 주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는 협조자가 되기를 자청하였는데 저는 방관자로 삶을 살았습니다.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마저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죄를 이제와 통회합니다.  저의 부모님께 못다 한 아쉬운 사랑을 작은 몫이나마 주님과 이웃에게로 돌리면서 당신의 십자가를 저도 나누어지겠습니다. 주님 허락하여 주십시오. 아멘.” 나는 “성모님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라고 기도를 바치면서 제 6처로 향했다.


   제 6처는 베로니카가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하는 장소이다. 나는 십자가 나무를 바라보고 경배를 드리는 순간 ‘베로니카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대신하여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마지막 길을 따르며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리는데 나는 세속의 삶에서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죄를 지으며 주님의 십자가를 자꾸만 무겁게 만들었으니 내 죄를 어찌 씻을까?’를 생각하며 묵상을 했다. 

 

   나는 의자에 앉아 지난날 가장 가까운 이웃인 나의 아내를 심하게 꾸짖고 업신여겼던 일을 회개했다. 형제간에 우의를 돌보지 못했으며, 자녀들에게도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거나 교양을 가르쳐주지 못하였고 가난한 이웃들에게도 따뜻한 배려를 하지 못했음을 참회하였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마음의 기도를 바쳤다. “주님, 베로니카의 수건에 묻어난 당신의 피와 땀은 죄 많은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다 쏟으신 당신의 큰 사랑인줄 압니다.  저도 베로니카의 충성스런 마음을 닮아 당신과 이웃을 위해 못다 한 사랑을 당신의 구원사업에 쏟아 붓게 도와주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아멘.” 기도가 끝나고 나는 7처로 발걸음을 조용히 옮겼다.


    제 7처는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하도록 마련된 곳이다.  세상의 어두움을 벗어나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 이후 죄의 사슬을 끊어버리려고 잘못을 고백하면서도 다시 악의 유혹에 빠지고 마는 잘못을 저질렀기에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는 주님의 십자가는 더욱 무거워지고 주님의 기력은 쇠잔하여 졌다고 자책했다. 

 

   외국을 나가면 서점에서 음란한 잡지를 펼쳐보았고 성인영화를 보고 즐기기도 하였으며 에이즈가 아니라면 이국의 여인도 마다 않고 사랑하고 싶어 했었다. 내가 말과 행동을 아무리 조심한다 하여도 생각으로 저지르는 잘못을 막을 수가 없었으며, 인간이기에 떨쳐버릴 수 없는 성적욕구는 “간음하지 마라.”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라는 계명이 구호로만 들릴 뿐 온전하게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 계명인지를 묵상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유혹의 늪에 빠져 넘어졌던 지난날의 부끄러운 과거를 회심하면서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통회의 기도를 바쳤다.  “주님은 하느님께서 아들에게 맡긴 사명을 완수하시고자 갖은 수난을 견디시다 못해 기력이 쇠진하여 다시 쓰러지셨습니다. 사내자식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이성을 알면서부터 음란한 말과 유혹의 눈길에 걸려 넘어지거나 상상의 나래를 편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십자가는 더욱 무거워졌고 그 때문에 당신의 기력은 더욱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다시는 성적 호기심이나 쾌락에 빠지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다짐하면서도 또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당신의 깨끗한 성전을 애욕의 물결로 다시는 더럽혀지지 않도록 저를 지켜주소서. 그리고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아멘.”  이렇게 마음의 기도를 바치고 제8처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웠고 내가 나 자신을 알지도 못한다는 슬픔에 젖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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