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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곧 떠나가실 주님 앞에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21 조회수1,186 추천수16 반대(0) 신고
 

3월 21일 성주간 월요일-요한 12장 1-11절


“이 향유를 팔았더라면 삼백 데나리온은 받았을 터인데...”


<곧 떠나가실 주님 앞에>


예수님의 도움으로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 라자로와 그의 동생 마리아, 마르타는 너무도 감사했던 나머지 어떻게 답례를 해야 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고민 끝에 작게나마 예수님께 감사의 표시를 하기 위해 예수님과 제자 일행을 식사에 초대합니다.


정말 성대한 저녁 식사였겠지요.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 라자로는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아까울 것이 없었습니다. 영원히 못 볼 것만 같았던 오빠를 다시 보게 된 마리아와 마르타는 너무도 감사했던 나머지 크게 한번 쏘기로 단단히 작정했습니다. 특급 저녁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원님 덕에 나팔 분다고 너무도 융숭한 대접을 받은 제자들은 성대한 만찬 앞에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다들 정성에 탄복하며 오랜만에 주린 배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러나 어디 가나 불평불만인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아마도 유다가 그런 스타일이었겠지요. 먹을 때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고 정신없이 게걸스럽게 잘 먹으면서도 다 먹고 나면 꼭 한 마디 합니다. “뭘 이렇게 많이 차렸지? 형편도 안 되는 주제에!”


안 그래도 너무도 성대한 만찬 앞에 심사가 뒤틀린 유다 앞에 더욱 기가 막힌 광경이 펼쳐집니다.


마리아가 평생 한번 볼까말까, 쓸까 말까한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마리아가 자기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아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유다는 속이 다 아팠습니다. “순 나르드 향유! 저게 도대체 얼마짜린데!”


인도 북부 지방에서 자라는 나르드 나무의 뿌리로 만든 당대 최고급 향유였던 순나르드 향유는 얼마나 가치가 있었던지, 한 근에 아무리 못해도 시가 300데나리온은 족히 나가던 귀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한 데나리온이 노동자들의 하루 품삯이었으니, 300데나리온이라면 거의 한 사람의 1년 연봉이었습니다.


이토록 값나가는 물건이 쓸데없는데 사용된다고 생각했던 유다는 이렇게 투덜거립니다.


“이 향유를 팔았더라면 삼백 데나리온은 받았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었을 터인데 이게 무슨 짓인가?”


유다는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갔지만 전혀 영적인 진보가 없었던 제자였습니다. 오로지 육적인 눈으로만 세상만사를 바라본 불행한 제자였습니다. 마음의 눈, 영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부족했었습니다.


마리아의 향유 붓는 행위는 앞뒤 정황을 살펴봤을 때 전혀 야단맞을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마리아가 순나르드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부은 행위는 임박한 예수님의 죽음을 암시하며 슬퍼함을 예표합니다.


이제 머지않아 떠나가실 예수님께 마리아는 자신이 지니고 있었던 물건 중에 가장 값나가던 물건 순나르드 향유를 가져온 것입니다.


당시 공공의 장소에서 여자가 머리털을 풀어헤치는 행위, 그리고 그 머리털로 남자의 발을 닦는 행위는 큰 스캔들이 될 만한 행위였습니다. 당시 잔치 집에 모인 사람들에게 빈축을 살만한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이제 떠나가면 다시 볼 기약도 없는 예수님께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입니다.


성주간 월요일입니다. 이제 며칠 지나지 않으면 떠나가실 주님께 오늘 우리는 과연 무엇을 봉헌할 것입니까? 그 분 앞에 빈손으로 나아가서야 되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지닌 것 중에 가장 값진 것이 무엇인지 한번 헤아려보면 좋겠습니다. 값진 것 중에 가장 값진 것을 그분 앞에 정성껏, 기쁜 마음으로 봉헌하는 성주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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