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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03) 거절할 수 없는 손님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21 조회수1,161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5년3월21일 성주간 월요일 ㅡ이사야42,1-7;요한12,1-11ㅡ

 

           거절할 수 없는 손님

                                  이순의

 

 

간밤에 손님이 오셔서 시중을 들어드리느라고 너무 힘들었다. 잠은 자야 하는데 그 손님은 때도 거르지 않고 눈치도 없이 꼬박꼬박 찾아 오셔서 시중 받기를 좋아하신다.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데, 아들녀석의 아침도 챙겨줘야 하는데, 한 번 오신 손님의 투정은 도무지 그만 둘 생각이 없었다. 바라시는 대로 원하시는 대로 해 드리는데도 주인을 지치게 한다.

 

겨울 한 동안 뜸하셔서 이제는 오시지 않기를, 제발 그만 오시기를 빌었는데, 어떻게 알으시고 때 되어 잘도 찾아오시는지?! 고약스런 투정이나 좀 두고 오시지 않고?! 귀찮은 땡고집이나 좀 버리고 오실 것이지?!

 

고대로 변함없이 잔손질 거리만 늘어 놓는다. 주무르라 해서 주무르면, 두둘기라 해서 두둘기면, 비비라 해서 비비면, 앉으라 하고, 서라 하고, 물 달라 하고, 소피 좀 보게 해 달라하면 화장실에 모셔 다녀오고, 그리고 또 다시 주무르고 두둘기고 비비고...... 

 

간밤 내내 손님이 지겨워 싫었다.

 

봄이 오시기는 오셨나 보다. 손님께서 온기를 잊지 않고 오신 걸 보니 새 봄이 오셨나 보다. 그 세월을 귀찮게 하셨으면 지치기도 했으련만, 그 나이를 드셨으면 까막고기라도 먹었으련만, 그 촉기는 어이하여 그리도 점점 더 생생해 지시는지?! 

 

제발 손님을 좀 쫓아내 주시라고 믿음을 고백한다.

 

전능하신 천주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그 외아들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령으로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성령을 믿으며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신앙고백을 드리고 또 드리고

주님의 기도를 새기고 또 새기고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고 또 청하고

.........!

어찌 어찌하다가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깼다.

손님께서도 지치셨는지 잠이 들었었나 보다.

분주히 분주히 이른 아침의 아들을 깨우고.

 

간밤에 찾아 오셔서 견딤이라는 훈육으로 다스리신 손님의 이름은,

그렇게도  성스러운 스승이 되어주신 손님의 이름은,

<통증>이시다.

거절할 수도 없고, 거절 해 본적도 없는 밉고도 친한 손님!

 

나는 왜 라자로와 마리아 처럼 그 손님에게 환대를 못 하는 것일까?

주님처럼 죽어서 떠날 날이 가깝지 못하고 너무너무 멀리멀리 있어서일까?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ㅡ이것을 본 대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작정하였다. 라자로 때문에 수많은 유다인들이 자기들을 버리고 예수를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한12,10-11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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