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보면
산을 보면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옴을 알 수 있습니다. 산봉우리에 흰눈은 녹아 내리고 바위에 부딪치는 칼바람도 사라지고 연한 잿빛에 가냘픈 연두색 물기가 아련히 피어나며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합니다.
산을 보면 겨울이 가고 봄이 문턱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산아래 나무들은 삭풍에 떨며 흑 빛으로 파리했던 모습이 서서히 변하여 희미한 초록빛 물기를 힘겹게 뿜어내며 신선한 생기를 느끼게 합니다.
산을 보면 겨울을 참아낸 만물들이 봄바람을 맞으며 깊은 잠에서 깨어나 새 생명을 태동하려는 미세한 기쁨의 소리들이 골짜기 골짜기에 메아리치며 조용히 귀를 즐겁게 합니다.
2005년 3월 23일
성주간 수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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