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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할머니
작성자김성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24 조회수771 추천수2 반대(0) 신고

할머니

 

가난한 농부에게
시집 오셔서
억척으로 일을 하며
자식들을 놓으시고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고
하고 싶은 것 모두 포기하고
한푼 두 푼 돈 모아
농토를 넓혀 갔습니다.

 

자식을 키우고
공부를 시키려 하니
농사일로는 엄두가 않나
작은 구멍가게를 내어
장사를 하셨습니다.
농사일 하랴
장사일 하랴
고달픈 삶이 이였지만
자식들 공부 잘하고
무럭무럭 커 가는 모습에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되었구나
생각했지만 술로 여자로
애간장을 녹였던
남편은 중풍으로
쓰러져 몸져눕고
기대했던 아들들은
사업부도 가정해체
갖은 고통을 다 안기고
급기야 손자 손녀까지
당신이 거두어야 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늘 그랬던 것처럼
할머니는 모든 것이
운명 이러니 생각하며
담담하고 차분하게
모든 것을 이해하시고
모든 것을 사랑하시고
오늘도 성실하게 억척으로
당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십니다.
얼굴에는 곱고 아름다운
참 주름이 야무지게
배어 있습니다.

 

2005년 3월 24일
성주간 성목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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