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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영보는 고통의 신비?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24 조회수970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모영보는 고통의 신비?

 

  십자가를 안테나로!

  금년 3월 25일은 성모영보대축일입니다만 성금요일이라 축일이 부활절이후로 연기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기쁨의 신비 1단인 성모영보 즉 주님의 탄생 전갈 대축일이 고통의 신비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전에 로마에서 유학을 할때 가끔 주말을 이용하여 고백성사를 보러 로마시내에 나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꼭 들리는 아담한 성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다름아닌 판테온 옆에 있는 "지혜의 여신 위의 성모 마리아" 성당(Santa Maria sopra minerva)이었습니다. 현재 성도미니꼬 수도회에서 사목을 하고 있는 그 성당 제단 아래에는 시에나의 카타리나 성녀의 유해가 모셔져 있고 그 이외에도 많은 미술작품들이 작은 경당들을 장식하고 있어 조용히 성화를 감상하려 오시는 분들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제가 그 성당을 들릴 때마다 꼭 가서 기도하는 곳은 카타리나 성녀 무덤보다는 이 제단 구석에 모셔져 있는 천사 화가라고 불리었던 복자 프라 안젤리코 수사님의 무덤입니다. 제가 그 수사님을 특별히 존경하는 이유는 10여년 전에 피렌체에 있는  성마르코 수도원이라는 그 수사님의 수도원을 방문하고 나서입니다. 지금은 미술 박물관이 된 그 수도원의 작은 수방에는 방마다 그 수사님의 성화가 가득하였습니다. 약 500여년 전에 성도니니꼬회 수사님들이 사셨다는 그 수방들의 성화를 바라보기만 해도 어떤 거룩함의 향기가 저에게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놀라왔던 것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만나게 되는 성모 영보(루가 1,26- 38 참조) 성화입니다. 그 성모영보 성화는 그야말로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한 성모영보 성화였지만 다른 어떤 화려한 성화보다도 큰 감동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막 수련을 마치고 첫서원을 준비할 때의 일입니다. 누가 "수도명을 잘 정해야 수도생활을 잘한다"고 하여 수련의 막바지에는 수도명을 정한다고 몇달 간 고심을 하기도 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루가 복음의 성모영보를 묵상하다가 저는 수도명을 "천사 가브리엘처럼 주님 말씀을 전하고, 마리아처럼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살자"는 생각에서 "마리아 가브리엘"이라고 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후 성모영보 성화를 보기만 하면 마치 저의 자화상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성화처럼 살아갈려고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성모영보 성화자료만 가지고 성모영보회라는 재속회원들과 피정을 하기도 했었답니다.

 

   그런데 제게 한가지 늘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복자 안젤리코 수사님이 그 소박한 성모영보 성화를 그리면서 가브리엘 천사의 날개만은 지극히 화려하게 무지개 빛으로 했을까?" 라고... 그런데 저의 그 궁금증은 얼마 전에 "엄마의 화살기도"란 멋진 기도를 쓰신 김 옥례 율리아님(일찍 남편을 여의고 두 아드님을 성직자로 봉헌하신 분)의 묵주기도 강의 도중에 그 의문점이 풀렸답니다. 즉 김 율리아님은 묵주기도를 할 때 환희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 이렇게 순서대로 하지 않고, "환희의 신비 안에 있는 고통의 신비, 또 그 반대로 고통의 신비 안의 환희의 신비등..."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묵주기도를 하신다는 내용을 듣고 나서입니다.

 

  혹시,"복자 안젤리코 수사님은 바로 성령의 빛이 성모님의 눈물에 굴절되어 기쁜 소식을 전한 대천사 가브리엘의 날개(스크린?)에 무지개빛으로 투사된 것을 포착하고 그것을 아름답게 묘사하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저의 머리를 스치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저는 여러 성모영보 성화에서 십자가가 등장하는 것을 보았고 저의 이러한 생각이 엉터리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무리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지만 이미 약혼한 요셉도 있는데 성모님께서 자신의 뜻을 포기하고, 처녀의 몸으로 성령으로 인한 아기를 가진다는 것은 틀림없이 눈물이 동반된 비장한 "예!"(이몸은 주님의 종입니다.지금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빕니다)라고 생각합니다.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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