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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울증과 실존적 공허, 그리고 치유
작성자송규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26 조회수1,935 추천수1 반대(0) 신고

 


 

 








우울증과 실존적 공허, 그리고 치유  
 
                                         인의 하재별 신부

       


      실존적 공허와 우울증

        실존적 공허는 20세기 현대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진 현상이다. 실존적 공허는 우울증과 신경증의 씨앗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실존적 공허는 인간이 진실로 인간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많은 손실과 가치 실현의 실패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 인간은 기본적인 자연 본능의 많은 부분을 상실했다. 동물들은 대부분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본능에 의해 자신을 지켜가며 본능의 필요를 충족시켜 가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에게는 낙원과 같은 안전감과 충족감이 사라진지 오래다.

       

        현대인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자신의 운명을 좌우하게 되었고 때로는 경쟁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선택의 실패를 통해 자주 좌절감을 경험한다. 이제는 자연 본능대로 살아갈 수도 없고 누구에 의해 나의 삶이 보장될 수도 없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거나 조직에 순응해야만 한다. 이런 여러 현상들이 삶을 우울하고 권태에 빠지게 한다. 열심히 살았는데 얻어지는 것은 없고 채워지지 않는다고 생각된다면 어떤 심정이겠는가?

       

        자실이나 알코올 중독, 마약에 빠지는 대부분의 경우도 실존적 공허에서 비롯된다. 실존적 공허는 바로 내적 위기의식의 한 현상이다. 사람들은 실존적 공허를 느낄 때 가면을 쓰고 위장하거나 위안을 주는 여러 요소에 탐닉한다. 부나 권력에 대한 집착을 통해 보상받고자 하기도 하고 그것의 좌절된 자리를 쾌락으로 채우려고도 한다. 흔히는 성적 욕구 충족이나 쾌락을 탐닉한다. 현대인들이 쾌락이나 오락, 알코올에 빠지는 이유가 바로 일종의 실존적 실패에 대한 보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자기 삶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부터 질문을 받게 되어 있다. 그 질문에 적절하게 응답해 가느냐가 삶의 과제인데 그렇지 못하면 실존에 대해 의심을 갖게 되고 의심이 반복되고 좌절을 경험하게 되면 행동에 대한 의미, 삶에 대한 의미마져 상실하게 된다. 실존적 공허는 인간 내면에서 끊임없이 삶을 풀어나가기를 갈망에서 나오는 내적 요구이기도 하다.


      치 유

        실존적 공허는 그 상태에 예민해질 때 신경증으로 발전하거나 우울증으로 변한다. 실존적 공허는 우울증과 심리적 신경증의 기초 증세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실존적 공허를 풀어가려면 존재론적인 입장이나 자신의 삶의 현상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아야 한다. 치유를 위한 해답도 존재 가치 실현이나 삶의 현상들을 어떻게 잘 받아드리고 풀어갈 수 있느냐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먼저 자신이 권태나 좌절감 혹은, 우울증이라고 생각되면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나는 내 삶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어떻게 받아드리고 대처해 가고 있는가? 나는 내가 만들어 가는 삶의 여러 형태를 어떤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가? 심리 장애든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현상들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적절한 처신의 실패, 현상에 대한 의미와 목적, 가치를 찾지 못하고 오히려 삶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실패했다고 생각되어 그에 대한 생각에 빠지게 된다면 실존적 공허를 넘어 우울증이나 신경증 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다. 우울증이 실패에 대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느끼는데서 생겨난다면 신경증은 실패에 대한 현상을 지속적으로 생각하는데서 비롯된다.

       

        우울증이나 실존적 공허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내적으로 무엇을 요구하고 있느냐를 잘 알고 그를 적절하게 충족시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리고 삶의 현생들을 어떤 의미로 받아드릴 것인가? 하는 삶의 현상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어디를 가야 하는데 가기 싫다면 가기 싫은 것을 왜 해야 하며 그것을 했을 때 어떤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하기 싫은 것을 받아드릴 이유를 찾지 못하거나 억지로 받아들임으로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사람의 과제는 그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현상들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험들이 쌓여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의미는커녕 의지마저 꺾이게 된다.

       

        사람이 자기 책임을 느끼고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반면에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그 책임에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면 어떨까? 실존적 공허, 신경증, 혹은 우울증과 관련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해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이런 병적인 현상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울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한 빅톨 프랭클은 그의 저서에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치료를 위해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하라고 가르친다. 첫째, 인생을 두 번째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라. 마치 지금 막 인생을 시작했는데 잘 몰라 실패할 것이니 이제는 과거처럼 형편없이 하지 말고 이제 막 새로 시작하는데 이미 그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실패한 것은 이미 지난 일이니 과거로 돌리고 현재는 아직도 변경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라는 것이다.

       

        만일 실패에 대한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 책임을 충분히 느끼고 이제 충분히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생각한다면 삶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르면 문제에 대한 그의 의식은 재선택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빅톨 프랭클의 로고테러피(의미치료)의 기본 개념이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며 그 책임 소재로 나타나는 현상이 만족감이나 실패감이다. 우울증은 그 책임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지속적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며 실존적 공허는 그 책임을 깨닫고 책임을 완수해 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다.

       

        인간은 책임질 줄 아는 동물이며 그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자기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느냐를 찾아간다. 사람에게 의미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삶에 필요한 대상물이며 다른 하나는 자아가치를 어떻게 발휘하여 자아를 실현해 가느냐이다. 빅톨 프랭클은 그렇다고 너무 자기 존재 목적이나 자아 실현(Self-Actualization)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되고 필요도 충족시키고 삶의 여러 현상들도 계속 열심히 풀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자기 초월(Self-Transcendence)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자아실현은 자신이 달성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자아실현에만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 실현감을 느끼기 보다는 좌절을 경험하게 되나 삶의 현상에서 일어나는 필요나 문제를 극복하게 되면 성취감이나 보람, 긍지 같은 가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삶이 만족스럽게 되고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게 됨으로 자기 현상을 넘어 서서 보다 가치있는 세계로 나아가게 되어 자아 성장도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로고테러피에 의하면 사람은 삶 속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에서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그 의미를 발견하게 됨으로써 삶을 추구하게 되며 그 삶의 추구가 삶에 의미와 활력을 가져오게 된다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실존적 공허에서 벗어나고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여기 있다는 것이다. 그 세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행동의 필요를 느끼고 행동함으로써

        둘째, 행동의 의미와 가치를 경험함으로써

        셋째, 고통에서도 의미를 발견하고 해결해 감으로써 우울증은 치료된다.


      행동의 필요를 느끼고 행동한다는 것

        사람은 자신의 생명과 그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사람이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죽음과 같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현상을 인식할 수 있고 또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생존과 필요 달성을 위해 항상 적절한 처신을 선택해 간다. 그 처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처신한 형태 즉, 행동이 부적절했을 때 좌절감이나 실망감을 느낀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자신이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을 때 비록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더라도 기꺼이 받아드린다.

       

        목적 달성을 위한 행위가 성취를 향해 갈 때는 그 행위를 받아드리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행동의 의미를 상실해 더 행동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것은 적절한 행동은 삶을 적극적이게 하지만 좌절이나 의미를 상실한 행동은 그 행동력을 잃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은 행동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계속 열심히 행동하는 한 생명 활동은 의미를 가지고 활동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생명의 활동을 위해 적극 움직일 때 건강하다.


      행동의 의미와 가치를 경험함으로써

        이성적인 인간은 자신이 왜 행동해야 하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알 때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사람의 행동은 욕구 충족과 필요에 초점이 주어지고 그것을 취했을 때는 만족감을 가지게 되고 필요한 것이었는데도 취득에 실패했다고 생각되면 좌절감이나 실패감을 경험한다. 필요의 대상물 즉, 가치가 만족감이나 실패감의 주된 요소가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행동한 결과가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알게 될 때 추구하게 되고 그를 위해 적절하게 처신했을 때 기쁨을 가진다.

       

        사람의 모든 행동은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목적을 두고 열심히 행동하는 사람은 삶을 적극적으로 풀어간다. 목표를 두고 희망을 갖고 계속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실존적 공허는 줄어들고 우울증은 사라지며 성취감이나 충만감은 증가한다.

       

        사람은 생존을 위한 여러 필요 즉, 음식이나 취미 혹은 주택이나 옷 등 여러 가지를 얻기 위해 행동하지만 권력, 지위 같은 것도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추구한다. 사람들이 가장 가치있는 것으로 알고 추구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람이 누구도 깊이 사랑해 보지 않고는 사람의 마음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 사랑은 마음의 요소이지만 그 사람의 본질적 가치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그의 존재적 가치를 인식할 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의 최고 가치를 인식하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사랑하면 기쁘고 사랑받아도 기쁘며 반대로 사랑을 잃으면 슬프고 아무도 자기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괴롭게 되고 차차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실존적 공허도 사랑받고 있지 못하다거나 사랑하지 못할 때 생겨난다. 어떤 누구도 희망을 가지고 있고 사랑하고 있으면 우울증에 빠지지 않는다.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고 해결해 감으로써

        사람은 때로 여러 변화로 인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위협받게 된다. 그리고 생명 활동이 적절하지 못했을 때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된다. 신체적, 정신적 이상 현상이 치유되지 않고 지속적일 때 사람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우울증을 겪게 되는데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 고통과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드리고 풀어가느냐 하는 것이 삶의 과제가 된다. 이 과제를 풀지 못할 때 심리적 문제나 신경증이 발생하고 이 문제가 지속될 때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성장의 필요나 적절한 행동의 실패 혹은, 생명 활동의 위축을 인식하게 되는 데서 생겨나는 고통은 해결의 필요나 성장의 동기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는 불치의 병에 걸린 운명에 직면했을 때 최고의 가치와 필요를 실현해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일 암으로 인해 절대적 죽음에 직면했을 때 최고의 희망의 기회로 받아드린다면 예를 들어 그리스도 신자들이 죽음에 직면했을 때 자신들이 믿어온 대로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순간으로 받아들인다면 죽음도 기쁨으로 받아드리게 된다. 고통은 그 고통에서 희생의 의미나 새로운 희망의 의미를 발견하게 될 때 그것은 더 이상 고통이지 않다. 사람은 자신이 받고 있는 고통이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으로 받아드리게 되면 그 고통을 기꺼이 받아드리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쁘게 받아드린다. 사람이 힘든 일을 할 때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힘든 줄 모르고 하는 경우와 같다. 빅톨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이 고통을 극복하고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신이 실존적 공허나 우울감에 빠져 있다면 당신이 직면해 있는 상황의 이유와 의미 찾기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또한 당신이 자신의 생명의 활동과 삶의 필요를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그를 위해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적극적 의지, 그리고 용기있는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자신의 생존과 삶을 위한 자신의 책임이기도 하다. 그 책임과 생명의 필요에 초점을 두고 행동에서 의미를 발견해 간다면 우울증으로 벗어날 수 있다. 더 나아가 당신의 모든 행동이 가치를 창출해 내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또 실제로 그 가치를 느끼기 시작한다면 그래서 좀더 지속적으로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발견하고 가치를 느껴가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더 이상 우울증 환자가 아니게 된다.

       

        실존적 공허감도 점차 해소되고 자아실현을 달성해 가며 자신의 고통에서 추월할 수 있게 된다. 성장은 거기에서 생겨난다. 당신 삶의 의미는 당신이 하는 모든 행위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 가는 데서 발견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삶과 당신 생명 활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준다. 당신 자신의 구원은 열심히 살아가고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에서 이루어진다.


       

         하재별(미카엘) 신부  e-mail: shhdc@hanmail.net 

      65단계(181점)성심인간계발원 cafe.daum.net/nbn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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