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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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5. 뾰족뾰족한 돌맹이와도 같은 저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26 조회수865 추천수2 반대(0) 신고

[실생활] 제가 십자가를 짊어 지고 예수님을 따라 나선 그곳은
교만하기 이를 데 없는 제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데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제가 맡은 아이들, 수없이 많은 옆 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맡은 위아래의 어른들, 
그 안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일들... 

그곳은 "누구보다도 더 교만한 저"를 
깎아 내릴 수 있는 수많은 요소가 산재해 있는 "보화의 곳간"이었습니다. 

각이 많은 뾰족뾰족한 돌멩이가 단단한 곳에 이리저리 부딪히지 않는다면 
어떻게 둥그런 돌이 될 수 있겠습니까?..... 
 
씹을 수 없는 단단한 고기가 도마 위에서 난도질을 당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먹힐 수 있는 부드러운 고기가 될 수 있겠습니까?....

단단하여 씹을 수 없는 고기와도 같은, 뾰족뾰족한 돌멩이와도 같은 저이기에 
그곳은 제게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3월 5일에 입회를 하여 이미 소임이 다 결정이 난 후였기에 
처음에는 "대기소"라는 곳에 소임을 받았었는데 5월 1일자로 "엄마" 소임을 받았습니다. 

그곳에는 한 층에 다섯 반씩 4층이 있었는데,
그 반은 그 층에서 두 번째로 큰 반이었습니다. 

그 반 아이들은 2월말에 바뀐 새로운 엄마가 싫어서 일부러 말썽을 일으켰고, 
결국에는 그 엄마와 저의 소임이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일주일 후인 5월 7일에 소풍을 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로 옆 반을 맡은이(3개월 전에 입회한 바로 위 동료)가
인간적으로 친구가 될 것을 제의했는데 저는 두 말 없이 거절했습니다. 

'완덕에 이르고자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버리고 떠나왔는데 
또 여기에서 인간적인 사랑에 얽매이랴?' 하는 마음으로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거절을 하였는데 그런 저의 강한 처사는 
그 사람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하여주었고, 
그 사람은 그 일로 인해 7처에 이르도록 계속 저를 괴롭혔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그 다음에는 공개적으로... 

그 다음에는 동료들과 합세를 하여.... 

그 때에 그 사람과 동료들의 괴롭힘은 제가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님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으며 
그들은 저의 교만의 껍질을 벗기는 일의 첫 공로자였습니다. 


결혼생활 안에 있어서도 교만의 정도에 따라서 
체면을 깎아 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나 사건의 경우는 똑같을 것입니다......

기쁨에 들떠서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자만으로 들어선 길! 

그토록 애타게 '십자가! 십자가를 주십시오!' 하며 이 세상 온갖 고통을
다 당할 수 있을 것처럼 의기 양양했던 그 기운은 다 없어지고,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날아오는 돌팔매, 발길질, 침뱉음, 채찍질...
머리에는 찌르는 가시로 인해 흘러내리는 피....

온통 주위에는 고통을 주는 사람들로만 가득 차 있기에 
사랑하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아뜩하고 
더 이상 걸어갈 수가 없게 되어 결국에는 넘어졌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이것이 그렇게도 애타게 그리던 내 집이란 말인가?

잘못된 거야. 무언가 잘못된 거야. 이게 아니야. 이 집 꼴은 뭐고, 
내 꼴은 또 뭔가, 성인이 되겠다고 시작한 일인데....

내가 마귀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며 수도원 자체에도, 
저 자신에게도 실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 안에서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던 나쁜 감정들이 이 일 저 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부딪치면서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너무나도 자신에게 놀라고 실망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는 또다시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꼴이라니요.........

북부 독일에 있던 오라버니 신부는 저의 이 꼴을 보고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너도 이제 어른이 되려는 진통을 겪고 있는 모양이지? 
처음에 수도원에 갈 때는 모두 꿈에 잠겨 즐겁다가도 
얼마 지나면 회의도 생기고 여러 가지로 고민 거리가 생기는 법이란다. 

네가 특별히 약해서도 못난이가 되서도 아니고, 그런 것이 정상적인 거야. 
다만 그런 시기를 만났을 때 어찌 처신하느냐에 따라 
자기 길에 충실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지...
그런데 미나야, 네가 너무 조급하게 성인이 되려는 욕심을 부리는 것 같구나. 

누구나 그런 거룩한 욕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럴 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상기해 보렴. 

하느님께서도 갑자기 하루아침에 인류를 구원하시지 않으시고, 
미천한 아기로 태어나서 30년 동안이나 사람들과 함께 동고 동락하시며
자신을 사람들의 방법을 따라 수련하시고, 
그후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다는 것을 잘 묵상해 봐"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말은 저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주었지요......


그때부터는 언제나 느긋한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부족함까지도 받아들이려 노력하며 가장 좋은 방법으로 

당신께로 이끌어주시도록 하느님께 제 온 시간을 맡겨드렸습니다.......



사랑하는 님들~~~

님께서 계신 그곳은 어떠한가요???

매일 매일 좋은 일... 마음에 드는 일만 일어나고 있나요???


죽고 못산다던 배우자는 어떠한가요?

또 자기 속에서 태어난 자식들은요???

여자라면 시댁식구들.. 남자라면 처가식구들.. 그 주변의 모든 사람들...

하느님께서... 또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절대로 떨어질 수 없게 묶어 놓은 배우자는
자기 자신의 교만과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으로 더럽혀진 자신을 
깨끗히 만들도록 해 주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특별 주문한 사람이지요....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 그 사람이 아니면 못살 것 같던 그 사람이
늘 그렇게 사랑스럽기만 하지 않으시지요?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웬수같은 사람이 바로 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자신을 십자가 위에서 죽게 만들 가장 좋은 은인이기에
주님께서 특별 제작하셔서 자신 가장 가까이에 붙여 주신 사람입니다...

자신 안에 있는 온갖 더러움을 완전히 깨끗하게 해 줄 가장 적합한 사람이지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자신의 마음에 안드는 모든 구석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가지고 있는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하십시오!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을 깍아내리고... 자신을 온전하게 하여줄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배우자와
죽는 그 날까지 잘도 살아 자신이 가야할 영원한 본향으로 잘도 돌아가시었는데
요즘 우리 세대에서는 어떠합니까?....

그래서 아마도 그 때에는 주님께서 특별히 
이러한 것들을 가르치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셨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온갖 은인들 틈에 끼어 살고 계심을 감사하며
님께서 계신 그 자리에서 진정으로 참행복을 얻어 누리시기를  바라오며
캄캄한 무덤을 뚫고 영광스러이 부활하실 주님을 기다리는
기쁜 성 토요일 늦은 아침 인사를 올립니다.....



기쁜 부활! 행복하고 은총 가득한 부활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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