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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여, 때가 너무 늦었습니다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30 조회수758 추천수3 반대(0) 신고
 
김수환추기경님의 신앙고백(주여, 때가 너무 늦었습니다)
 


    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여!
    
    
    그리스도의 십가가상의 죽음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또한 언제나 동시적인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마침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을 위해 당신을 바치셨기 때문이다. 
    
    구원하여야 할 영혼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 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은 
    
    그치지않는다. 우리 주위에 매일같이 고통을 받고 죽어 가는 그 사람들 안에서
    
    그리스도는 계속 자신을 십자가의 제물로 성부에게 제헌하신다.
    
    
     '십자가의 길'은 '생명의 길'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내일, 모레 혹은 10년 후에 가는 것이 아니다. 이 시간,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는 그 순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다.
    
    
    
    1. 예수 사형 선고를 받다
     
    주여,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불의(不義)를 거스려 당신은 너무 지나치게 말씀하셨고 
    
    너무나 과감히 싸우셨습니다. 
    
    거지, 죄수, 문둥이, 앉은뱅이, 절름발이, 밤거리의 여인 등 
    
    비천한 사람들이 천당의 첫 자리를 차지한다고 하시며, 
    
    점잖고 멀쩡한 신사 양반들을 향해 '회칠한 무덤' '독사의 무리들'이라고 하셨으니 
    
    그게 될 말입니까? 
    
    그러니 율법만은 철저히 지키는 사람들, 명망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속이 
    
    편할 리 있겠습니까? 더구나 그들을 저주까지 하셨으니!
    
    
     역설도 분수가 있지. 왜 '말째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말째가 된다'고
    
    하셨습니까? 
    
    왜 부자가 천당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보다 더 힘들다느니, 
    
    '주여, 주여'하는 자마다 모두 천국에 들어가진 못한다느니, 
    
    가난한 이는 '진복자(眞福者)'라느니 하셨습니까? 
    
    그러기에 비웃음, 저주, 증오, 뭇사람의 손가락질, 이 모든 것이 
    
    당신이 부린 씨의 대가인 것입니다. 
    
    당신은 무고죄와 선동죄로 고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은 십자가의 어리석음을 택한 당신을 용납할 수 없었으니까요.
    
    
    아! 너무나도 어리석으신 주 예수여!
    
    이젠 입을 다무셔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온 세상이 당신께 사형 선고를 내렸습니다. 
    
    당신 몫은 오직 십자가의 어리석음, 그것뿐입니다.
    
     
    
      -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김 수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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