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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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8. 혈육으로 인한 고통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30 조회수779 추천수2 반대(0) 신고
[실생활]혈육의 정보다 하느님의 뜻이 더 큽니다. 
그러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도 있듯이 
혈육의 정을 끊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기에 혈육의 정 때문에 십자가를 지는 일을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3처에서 십자가의 무게에 눌려 넘어지고 난 후 
몸과 마음이 다 약해져서 몸살을 앓고 있을 때에 
느닷없이 8월 15일(5개월 정도)에 다른 곳에 있는 사촌 언니가 찾아와서 
"모든 준비가 다 되었으니 우리 집으로 가자" 고 하였습니다.

 제가 선택한 곳에 들어가기 전부터 그곳은 저 스스로 
'남보다 더 교만해 빠진 나 자신의 껍질'을 깰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판단하였기에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래,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곳에서도 잘 살고 있는데 
나라고 별나게 살 이유가 있나?' 하고 생각하며 
부모 형제들 모두가 원하는 그곳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또 한가지 이유는 '그래, 집안 식구 모두가 반대하는 이 길로 들어선 것은 
나의 또 다른 교만심일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힘겨운 "제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인간적인 바램에 의한 합리적인 것 같은 '어리석은 생각'에 불과했습니다.

 닷새 후에 나가기로 약속하고 언니를 보내고 짐을 다 정리한 후에 
성당에 가서 성체 앞에 앉았는데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얘야. 네가 나와 하나되길 원해 '십자가의 고통을 주십시오!' 라고 해서 
내가 너를 네 안의 온갖 더러움을 가장 잘 없앨 수 있는 이곳에 있게 하여주었는데, 
그래 여기서 오는 고통이 싫다고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 가서 
'저 여기 왔습니다. 주님, 저를 사랑해 주십시오!' 하고 
나에게 말할 수 있겠느냐?" 하고........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까? 
제가 아연실색한 꼴을 좀 상상해 보십시오! 
그 때 주님은 보기 좋게 저에게 한 방 먹이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감히 그분과 맞설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그 곳으로 간다면, 
그 때부터는 주님을 완전히 외면하고 
사람들만을 상대하고 살기로 작정하지 않으면 안돼는 것이지요. 

그 일은 마치도 결혼한 어떤 여자가 
자기의 살과 뼈를 깎는 대상인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싫어 
자신의 감정적인 면을 더 잘 채워줄 수 있는 상대를 찾아 
이혼하는 것과도 같은 일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길은 부모 형제, 세상 모든 편리함을 다 버리고 떠나온 길이 아닙니까?
이런 일로 인해 또다시 자신의 나약함을 뼈저리게 실감하며 
그분 앞에서 머리가 조금 더 숙여질 수 있게 되었고, 
'저에게 주신 성소의 귀중함'을 조금 더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4처의 고통을 다 겪고 난 후에 
"대기소"에서 함께 지내던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더니, 
"자매는 4처에서 성모님을 만난 예수님과 같은 고통은 겪은 거예요"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 하면, 십자가의 길을 걷겠다고 생각한 후에 그때까지 저는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은 까맣게 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따져보고 비로소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당신께서 주시는 어떤 고통이라도 
다 받아들이겠습니다' 한 것이 제1처였고, 

고통을 당하기 위해 자신을 더 낮출 수 있는 자리를 택하여 
들어간 것이 제2처였고, 그 안에서 오는 고통과 자신의 부족으로 
성소에 대한 심한 갈등을 느꼈던 것이 제3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친절하신 하느님께서 그 동료를 통해 
그때부터 당신께서 마련하신 가장 좋은 길인 '십자가의 길'의 현의를 
밝히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제게 베풀어주신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한 처 한 처를 겪고 난 후에 제가 겪은 고통이 
몇 처에 해당하는 고통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놀라운 사실은 
각 처 마다에서 그때까지 알고 있었던 지식을 가지고 
미리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도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께서만이 아시는 일이며, 
아버지께서만 피조물인 우리에게 가르쳐주실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아무리 알면서 받아들일 굳은 각오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을지라도 
거기서 겪어야 하는 고통의 감도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누구나 다 겪어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은총을 베풀어 주시는
참으로 공평하신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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