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예수 십자가를 지다
주여! 당신의 십자가가 여기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우리의 십자가가 여기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의 십자가를 대신 지실 운명을 자초하셨습니다.
스스로 지은 죄 없이 대죄인처럼 자신을 낮추셨으니,
허리를 굽혀 십자가를 지십시오. 그리고 똑바로 걸어가십시오
.
주여, 여기선 전진뿐입니다. 후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십자가는 우리 모두가 살기 위해 어차피 당신이 져야 하니까요.
그렇습니다. 저 형리(刑吏)들의 포악한 고함소리, 당신을 내려치는
채찍소리, 군중의 아우성, 히히덕거리는 웃음소리를 침묵으로 삭이며,
온인류, 온 누리가 살기 위해 당신은 십자가를 지셔야 하고
거기 못 박히셔야 합니다.
그러므로 주여, 당신은 묵묵히 이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로타로 수난의 고갯길을 걸어 오르셔야 합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루가 9,23-24)
-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김 수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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