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복음 16장 1절에서

하늘에 기적을 요구하는 유다인들

사람을 만나거나 집에 초대를 하면 왠지 신경이 쓰입니다

어떤 사람이 가장 신경이 쓰일까요?

가까운 사람/가깝지 않은 사람/그 중간인 사람

답은 중간인 사람입니다

왜냐 가까운 사람은 이해할거라 생각하고

먼 사람은 다시 볼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편하게 대하거나 신경을 안 쓸 수 있지만

그 중간인 사람은 왠지 마음을 놓기에는

불편한 그런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즉 가까운 사람은 내가 어떤 잘못을 해도 지지를 해줄 거라 생각하고

먼 사람은 관계없는 사람이니 편들어주건 말건 신경 쓸 일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중간한 사람들은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들에 대하여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또 일상에서 마주칠 일이 많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마음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어중간한 사람들과의 대인관계를 맺는 내용을 통하여 알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가장 마음의 힘이 약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아예 대인공포증에 걸린 경우입니다

즉 사람들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는 것이 두려워서

아주 친한 사람 말고는 아예 사람들과의 접촉을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보다 좀 힘이 있는 사람은 가능하면 싫은 소리하지 않고

싫은 소리를 듣지도 않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입니다

그럼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상대방에 대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솔직히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중에서 가장 불편하게 사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싫은 소리, 거절하는 소리를 하지 못하고,

끙끙 앓는 대인관계를 맺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왜냐

아주 힘이 약한 사람이나 아주 힘이 있는 사람은

아예 자신이 신경 쓸 일을 만들지를 않는데

중간인 사람은 끊임없는 갈등 안에서

신경 쓰고 속상해 하면서 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을 일컬어서 우리는 호인(好人)이라고 합니다.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호인이란 한자어를 보시면 알겠지만

호자는 풀어서 보면 여와 자란 두 글자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즉 여자처럼 마음이 약한 사람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즉 호인이란 칭찬이 아니란 것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물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의미란 것입니다

그럼 왜 이렇게 남들에게 신경 쓰는 것이 힘이 들면서도

신경을 쓰면서 사는 것인가?

신경을 쓰는 데서 오는 불편함보다

신경을 쓰지 않는 불편함이

더 크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즉 거절을 하고 난후의 죄책감보다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는 불편함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마음이 떠나질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양반들을 걱정도 팔자인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는 어중간한 사람들에게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십니다

사두가이파와 바리사이파사람들은 그 당시의 소위 실세들입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정신적인 지주로 군림하고 있던

소위 터줏대감들입니다

당연히 신경 쓰이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에 대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기적을 보여 달라는 그들의 요구를 거절합니다.

그들이 진심이 아닌 사람을 떠보려는 심사로 청하는 것에 대하여

불쾌한 마음이 들으셔서입니다.

이처럼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의 힘이 없고서는 할 수 없는 반응인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뭐라고 할지 모르겠다고

여러 가지 것을 하지도 못하고 마음 안에 접어버린다면

하느님이 주신 삶 안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