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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일축제 내 목요일 복음묵상(2005-03-31)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31 조회수1,081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놀랍고 무서워서 유령을 보는 줄 알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하고 의심을 품느냐?"(루가 24, 36-38)
 

오늘 전례에서는 루가복음이 전하는 예수부활사화(24장)의 내용 중 세 번

 

째 단락이 봉독됩니다. 24장 마지막에 기록된 예수승천 부분(50-53절)을

 

뺀다면, 부활에 관한 기록은 이 단락으로 끝이납니다. 따라서 루가복음이

 

전하고 있는 예수부활에 관한 기록은 '빈 무덤확인'(1-12), '엠마오 제자들

 

의 부활체험'(13-35), 그리고 오늘 복음이 구체적으로 전하는 '제자들 앞

 

에서의 부활예수 발현'(36-49)이 전부입니다. 오늘 복음이 루가가 전하는

 

마지막 부활기록이라면, 이 복음을 통해서 루가가 심중에 두고 있는 의도

 

가 성취되어야 하는데, 그 의도는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제자

 

들의 확고한 믿음입니다. 루가는 안식일 다음날, 예수님의 부활 당일에,

 

즉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채 넘어가기 전에, 예수부활사건과 부활예수에

 

대한 제자들의 확고한 믿음을 목적으로 부활사화를 기록하고 있는 셈입니

 

다. 여기서 예수부활에 대한 믿음은 예수께서 죽으셨지만, 더 이상 죽은

 

이들 가운데 있지 않고,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셨다는 믿음을 의미합니다.

 

부활예수에 대한 믿음은 죽음직전 지상에서의 예수와 죽음직후 부활한 예

 

수의 동일성에 대한 믿음입니다.

 

 

하루만에 이 엄청난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 무리지만 제자들에겐 생

 

각할 거리가 이미 주어져 있었습니다. 즉, 첫째로 새벽녘에 여인들이(막달

 

라 마리아, 요안나, 야고보의 마리아) 들이닥쳐 열 한 제자들과 그 동료들

 

에게 예수님의 무덤은 비었고, 시체가 없어졌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여인

 

들은 "너희는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자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그

 

분은 여기 계시지 않고 다시 살아나셨다. 그분이 갈릴래아에서 하셨던 말

 

씀을 기억해 보라.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죄인들의 손에 넘어 가 십자가에

 

처형되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리라고 하시지 않았느냐?"(6-7절) 라

 

는 천사의 메시지도 전해 주었습니다. 물론 사도들은 여인들의 이야기가

 

부질없는 헛소리라 생각하고 믿지 않았겠죠. 둘째로 베드로는 달랐는데,

 

단숨에 무덤으로 뛰어간 베드로는 무덤이 비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돌

 

아와서 다른 동료들에게 "주님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셔서 나에게(시몬)

 

나타나셨다"(34절) 라고 말을 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엠마오의 제자들

 

이 귀경하여 자신들의 부활체험을 들려줍니다. 
 

예루살렘에 모여있던 제자들은 적어도 이런 세 가지 일로 인해 머리가 복

 

잡했을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야 할 것이 무엇

 

인지? 무엇을, 그리고 어디까지 믿어야 할 것인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

 

습니다. 제자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타나 그들 가

 

운데 서시며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36절) 예수께서 우

 

선 제자들에게 평화를 기원하시는데, 그 동안 잘 있었느냐는 안부이기도

 

하겠지만, 이 평화는 복잡한 머릿속의 안녕을 기원하는 말씀입니다. 머릿

 

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여 의심을 버리고 믿어야 할 때가 왔다는 것

 

입니다. 아울러 단편적인 성서의 지식들을 가지고 복잡해 하지 말고 성서

 

의 모든 기록들을 예수님 자신을 향하여 해석함으로써 실마리를 풀라는

 

것입니다.

 

 

루가복음사가는 자신의 특유한 문체와 문체의 세심함을 다른 때와 마찬가

 

지로 여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는데, 예수님의 공생활 기록에서도 하느

 

님 아버지를 자비와 용서와 사랑의 문체로 표현하였듯이 여기에서도 부활

 

하신 예수님을 세심한 문체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활하신 예

 

수께서는 아직 아버지께로 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자신의 부활을 알리기

 

위해 모든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신 것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 거

 

의 반나절을 함께 걸어가시기도 하셨고, 오늘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손과

 

발의 상처를 만져볼 수 있도록 내어 보여주시는데, 뼈와 살이 있으니 유령

 

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예수님은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음식까지

 

잡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 대한 성찰을 통하여 우리는 몇 가지 신학적 지식을 얻는데,

 

그것은 다음 다섯 가지로 요약됩니다. ① 예수님의 부활은 영적으로만 부

 

활이 아니라 영과 육신의 부활입니다. ② 부활하신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바로 그분입니다. 즉, 지상예수와 부활예수는 동일한 분입니다. ③

 

성서의 모든 기록(이미 기록된 구약성서, 앞으로 기록될 신약성서)을 해석

 

하는 기준은 바로 예수님 자신입니다. ④ 예루살렘에서의 구체적인 십자

 

가사건은 세상을 향한 보편적 구원사건이 될 것입니다. ⑤ 여기에 증인인

 

사도들의 협조가 필요한데, 물론 성령의 능력이 함께 할 것입니다.

                                

 

                                                                                      - 출처:단순한기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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