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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생활반성] 효자손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03 조회수75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항상 가방속에다가 긴 자루를 잘라낸
짧막한 효자손이란 것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난 그것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와서 장난으로 여기 저기 긁어보며
재미있어 했다.

우리집에도 어느 구석엔가 하나쯤은 있을 법한 효자손이란 이름이
붙여진 나무로 된 긴 막대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엊저녁 늦은 잠자리에 들었을 때 갑자기 등이 가려웠다.
손을 뒤로 돌려 긁으려 해도 맘데로 잘 돌아가지 않는 팔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침대에 누워 붕어처럼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비벼 보았으나
시원하지도 않거니와 침대 시트만 흐트러질 뿐이었다.

왜 이렇게 점점 더 가렵기만 한지 나중에는 약까지 올랐다.
결국은 늦은 밤에 내 등을 긁어 줄 만한 것이 없나 하고
여기 저기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것을 찾을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구두주걱을 들고 등을 긁어대니 참 시원하고
그제서야 살 것 같아 온 세상이 나의 것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일어나고 있었다.

잠은 다 달아나고 이것저것 생각이 떠올라 한 밤을 거의 꼴딱세면서
누군가가 내 옆에 있어 주었다면 이런 고충은 없었을 것이란 쓸쓸함이
엄습해 왔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요즈막에 많은 외로움을
타게 되니 모든 것이 허전하기만 하다.

가끔은 이 세상이 전부 나의 것인양,
내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안되는 것 처럼 우당탕거릴 적도 많았고,
가끔은 내 생각이 옳은 것만 같아 고집을 피울적도 많았고,
가끔은 나만이 잘난 것 같아 고개를 번쩍 쳐들고 다닌적도 많았었다.

겨우 내 등하나 시원하게 긁을 수도 없는 자신이 뭘 그리 날 뛰었을까?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온통 부끄러움 뿐이다.
무엇하나 제대로 내 세울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겨우겨우 살아가는 동안에 남들도 다 할 줄 아는 것 밖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었음에도 아니 어쩌면 남들이 할 줄 아는 것
중에도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을텐데 난 너무나 내 자신을 내 세울줄만
알고 있었나 보다.

어제밤만 해도 난 본당교우의 차를 얻어타고 기도모임에 다녀왔다.
물론 참으로 고마웠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기 전에 그저 밤눈이 어두운 나에게
차편제공을 해 준 것이 고마웠을 뿐이다.

언제나 이런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벗어내볼까? 하는 마음이 드니까
참으로 여짖껏 살아온 자체도 온통 부끄러움 뿐이었다..

오늘은 마음을 조금 더 비워본다.
그러하므로써 비워진 내 마음에 더 많은 사랑을 심어보아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참 좋아진다.
하지만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고 몸소 실천을 하여 좀더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드려야겠다.

분명히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효자손처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아무래도 나도 효자손이란 것을 하나 장만해야 할 것만 같으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니다.

주님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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