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활반성] 효자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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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낙양 | 작성일2005-04-03 | 조회수755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우리 모두 평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항상 가방속에다가 긴 자루를 잘라낸 짧막한 효자손이란 것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난 그것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와서 장난으로 여기 저기 긁어보며 재미있어 했다. 우리집에도 어느 구석엔가 하나쯤은 있을 법한 효자손이란 이름이 붙여진 나무로 된 긴 막대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엊저녁 늦은 잠자리에 들었을 때 갑자기 등이 가려웠다. 손을 뒤로 돌려 긁으려 해도 맘데로 잘 돌아가지 않는 팔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침대에 누워 붕어처럼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비벼 보았으나 시원하지도 않거니와 침대 시트만 흐트러질 뿐이었다. 왜 이렇게 점점 더 가렵기만 한지 나중에는 약까지 올랐다. 결국은 늦은 밤에 내 등을 긁어 줄 만한 것이 없나 하고 여기 저기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것을 찾을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구두주걱을 들고 등을 긁어대니 참 시원하고 그제서야 살 것 같아 온 세상이 나의 것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일어나고 있었다. 잠은 다 달아나고 이것저것 생각이 떠올라 한 밤을 거의 꼴딱세면서 누군가가 내 옆에 있어 주었다면 이런 고충은 없었을 것이란 쓸쓸함이 엄습해 왔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요즈막에 많은 외로움을 타게 되니 모든 것이 허전하기만 하다. 가끔은 이 세상이 전부 나의 것인양, 내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안되는 것 처럼 우당탕거릴 적도 많았고, 가끔은 내 생각이 옳은 것만 같아 고집을 피울적도 많았고, 가끔은 나만이 잘난 것 같아 고개를 번쩍 쳐들고 다닌적도 많았었다. 겨우 내 등하나 시원하게 긁을 수도 없는 자신이 뭘 그리 날 뛰었을까?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온통 부끄러움 뿐이다. 무엇하나 제대로 내 세울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겨우겨우 살아가는 동안에 남들도 다 할 줄 아는 것 밖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었음에도 아니 어쩌면 남들이 할 줄 아는 것 중에도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을텐데 난 너무나 내 자신을 내 세울줄만 알고 있었나 보다. 어제밤만 해도 난 본당교우의 차를 얻어타고 기도모임에 다녀왔다. 물론 참으로 고마웠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기 전에 그저 밤눈이 어두운 나에게 차편제공을 해 준 것이 고마웠을 뿐이다. 언제나 이런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벗어내볼까? 하는 마음이 드니까 참으로 여짖껏 살아온 자체도 온통 부끄러움 뿐이었다.. 오늘은 마음을 조금 더 비워본다. 그러하므로써 비워진 내 마음에 더 많은 사랑을 심어보아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참 좋아진다. 하지만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고 몸소 실천을 하여 좀더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드려야겠다. 분명히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효자손처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아무래도 나도 효자손이란 것을 하나 장만해야 할 것만 같으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니다. 주님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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