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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2주간 금요일 복음묵상(2005-04-08)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08 조회수752 추천수1 반대(0) 신고

 

제자 중의 하나이며 시몬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아는 "여기 웬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습니다마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되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요한 6, 8-9)

 

성서는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요한 20,30) 목적으

 

로 쓰여진 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생명은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지상

 

의 생명이 아니라 주님의 부활이 마련한 새로운 차원의 생명, 즉 영원한

 

생명을 뜻하는데, 우리는 지난 부활 제2주간 화요일부터 어제 목요일까지

 

요한복음 3장에 보도된 예수와 니고데모의 대화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위한 조건으로 물과 영으로 새로 나야함을 배웠습니다. 오늘 금요일부터

 

부활 제3주간 토요일까지는 미사전례의 복음으로 요한복음 6장의 말씀이

 

봉독되며, 우리는 요한복음 6장을 통하여 지상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는 썩어 없어질 빵이 필요하지만,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는 다른 빵이 필요

 

하다는 것(성체성사)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요한복음 6장은 앞서간 5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진 않는데, 그것은 예수

 

께서 안식일에 베짜타 못가의 중풍병자를 치유하자, 유다인들의 예수의

 

권한에 시비를 걸어 논쟁을 벌이는 5장 전체의 내용이 예루살렘을 배경으

 

로 보도되고 있는 반면, 6장의 내용은 갈릴래아 호수와 바로 근처인 가파

 

르나움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5장과 6장 사이에 병자

 

들을 치유하신 예수님의 행적이 생략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상당히 긴 대목의 요한복음 6장은 구조상 대략 6단락으로 구분되는데, 즉,

 

①단락: 예수께서 보리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이는 기적을

 

행하시고(1-15절) ②단락: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수 위를 걸어서 배를 타고

 

있는 제자들에게 다가가시며(16-21절), ③단락: 군중들이 호수 동편에서

 

가파르나움으로 이동합니다.(22-24절) ④단락: 예수께서 생명의 빵에 대

 

한 가르침을 대화형식으로 내리시고(25-59절) ⑤단락: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많은 제자들의 불신을 토로하자 예수께서는 배신자를 예고하며

 

(60-66절) ⑥단락: 시몬 베드로가 대표적 신앙을 고백하자 예수께서는 12

 

사도 중에 배반자가 있음을 예고합니다.(67-71절) 오늘의 복음은 6장의 ①

 

단락에 속하는 대목으로서 생명의 빵에 대한 가르침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빵의 기적(표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1-15절)

 

 

갈릴래아 호수 근처에 많은 군중이 떼를 지어 예수님을 따르는데, 그들은

 

예수께서 병자들을 치유하는 기적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들은 하

 

루 종일 예수를 따라 다녔을 것이고, 조그만 산등성이에 이르러 예수께서

 

제자들과 자리를 잡자, 그 주위로 무려 5,000명이 넘는 군중이 모여 앉게

 

됩니다. 유다인들의 가장 큰 축제인 과월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언급(4절)

 

은 조상들이 광야생활 중에 먹었던 만나를 암시하는데, 군중은 다들 지치

 

고 굶주린 모습입니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누가 어떻게 해 주었으면

 

하는 눈치들인데, 예수께서 먼저 말을 꺼내십니다. "이 사람들을 다 먹일

 

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사올 수 있겠느냐?"(5절) 물론 불가능함을 알고

 

하신 말씀입니다. 돈도 없고, 그만한 양의 빵을 살 곳도, 파는 곳도 없습니

 

다. 예수께서 다시 한번 제자들과 군중들을 두루 살펴보십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 허리춤을 움켜쥡니다. 무엇이 잡히는 모양

 

인데, 사실 사람들은 길게 내려 입은 겉옷 속에 전대를 차고 있었고 그 속

 

에 며칠 먹을 빵이 들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통상 집을 나설 때 누

 

룩 없이 납작하게 만든 빵(무교병)을 몇 개씩 전대에 넣어 다녔습니다. 하

 

루 종일 예수를 따라다니다 보니 빵을 다 먹어버린 사람도 있고 아직 남아

 

있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의 얼굴만 쳐다볼 뿐, 누구하나

 

선뜻 자기 것을 내어놓으려 하지 않는데, 안드레아가 용케도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어린아이를 지목합니다. 아이가 자기 생

 

명과도 같은 양식을 잘못 간수했던지, 아이의 작은 체구 때문에 허리춤이

 

불룩해서 안드레아에게 들킨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아이 마음이 자기의

 

것을 몽땅 식사의 음식으로 내어놓은 것인지는 알 수는 없는 일입니다. 여

 

하튼 어린아이의 전 재산과도 같은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가 예수님의 손

 

에 건네어지자,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올리십니다. 복

 

음서는 그저 '감사의 기도'라고 하지만 분명 이 기도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기도였을 것입니다.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렀던 눈

 

으로 사람들을 살펴보시자, 삼삼오오 둥글게 모여 앉은 군중들 가운데 빵

 

도 마른 물고기도 수북히 쌓여있고, 군중들 모두가 배불리 먹고 있으며,

 

여기 저기서 이야기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따금 한바탕 웃음소리도 들립니

 

다. 그야말로 즐거운 잔치가 벌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전체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입니

 

다. 그러나 복음서는 오늘의 사건이 분명히 기적임을 밝히고 있는데, 그것

 

은 사람들이 빵의 기적을 현장에서 분명히 체험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두고 "이분이야말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예언자이시

 

다"(14절) 하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눈빛은 달랐는데, 예수께

 

서는 그들의 눈빛에서 이런 기적을 보인 당신을 정치적인 '메시아 왕'으로

 

삼으려하는 낌새를 알아보셨습니다.(15절) 그것은 사람들이 예수께서 행

 

한 표징의 참 뜻을 깨닫기에는 부족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사람들의 욕

 

심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욕심이 앞서고 예수님의 표징이 곡해되는 곳

 

에 더 이상의 가르침은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일단 그들을 피해 혼자서 산

 

으로 가시는데, 사람들이 시간을 가지고 가르침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길

 

바라시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일용할 양식보다 생명의 양식이

 

기 때문입니다.

 

 

[▶◀] 교황님! 이 좋은날, 복된 부활시기에 당신을 보내드리니 참으로 행

 

복합니다. 이제 주님의 품안에서 편히 쉬십시요. 그리고 아직도 인생순례

 

의 여정에 있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출처 : 단순한 기쁨 (day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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