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7)
담 장에 노란 개나리 늦은 봄바람에 몇 번인가 꽃망울을 떨어버리고 피울 듯 말 듯 마음을 조리다가 이제야 활짝 웃으며 귀엽고 깜직한 꽃을 피워내어 아가를 기쁘게 합니다.
정원에 하얀 목련 몽실 올라온 꽃 몽우리 피우려면 꽃샘 찬바람에 놀라 시들 힘을 잃고 고개를 숙이기를 몇 번씩하며 애를 태우더니 더 하얀 꽃을 흐드러지게 피워내어 아내를 즐겁게 합니다.
호숫가 노란 민들레 잎을 내고 꽃대를 곤두세우고 심술 부리는 계절의 변덕에 보랏빛 입술이 파르르 떨며 그렇게 안타까워하더니 이내 아리따운 노릇노릇 꽃을 피워내어 나물 캐는 아낙을 설레게 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며 그토록 간절하게 그리워하던 그 시간 산하는 생기를 찾아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하고 온 천지는 꽃물결이 너울대고 새들은 봄 노래 부르며 제 짝을 찾아 사랑의 둥지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2005년 4월 9일 부활 2주간 토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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