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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3주간 화요일 복음묵상(2005-04-12)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12 조회수881 추천수2 반대(0) 신고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 35)
 

어제 복음(6,22-29)에서 예수께서는 군중들에게 육신만을 배불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찾기'보다는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

 

록 힘써라, 즉 '추구'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불멸의 양식이란

 

썩어 없어질 양식처럼 찾을 수 있는 어떤 무엇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

 

서 그것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추구'하라는 것이죠. '찾는다'는 말은 이

 

미 다 만들어진 것을 뒤지거나 두루 살펴서 발견해 내는 일이며, 때로는

 

요구하거나 청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추구한다'는 말은 목적한

 

바를 이루고자 끝까지 좇아 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불멸의 양식이

 

란 이미 다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찾을 수 없고 오직 추구될

 

수 있을 뿐입니다. 불멸의 양식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조건은

 

불멸의 양식을 주시고자 하는 분을 믿어야 하는 것이 어제 복음의 결론이

 

었는데, 오늘 복음에서는 불멸의 양식이 무엇인지가 선포됩니다. 오늘 복

 

음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첫째로, 예수께서 '불멸의 양식을 추구하는 조건'으로 '불멸의 양식을 주

 

는 자'를 믿어야 한다고 하시자 사람들은 이 믿음을 얻기 위한 기적을 요

 

구합니다.(30-31절) 그들은 모세와 예수를 대립시켜 "모세는 하늘에서 빵

 

을 내려다 우리의 조상들을 먹이는"(출애 16,1-36; 시편 78,24; 지혜

 

16,20-29 참조) 기적을 보여주었는데, 예수는 어떤 기적을 보여 믿음을 불

 

러일으킬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믿음을 위해 기적을 청하고 있

 

습니다. 사실 믿음이란 내 마음에 주어진 어떤 무엇에 대한 자유로운 응답

 

입니다. 만약 기적을 보고 믿는다면 그것은 기적이 믿음을 강요하는 셈이

 

되고 맙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그들은 항상 기적을 요구했고, 기

 

적을 보고서야 믿었지만 이것이야말로 기적에 믿음이 강요당한 것이 아니

 

고 무엇이겠습니까? 참된 믿음이란 기적을 바탕으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

 

라 인간 자유의지의 온전한 결단으로 성립됩니다. 군중은 자신의 자유의

 

지를 행사하기보다는 기적에 의존하려 하고 있는 것인데, 그들은 눈에 보

 

이는 빵의 기적과 비슷한 기적을 요구하고 있으니 결국 육적 세계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 이제 예수님의 부연설명이 이어지는데, 예수께서는 하늘에서 만

 

나를 내려다 조상들을 먹인 사람은 모세가 아니라 '예수의 아버지'라고 정

 

정하여 사람들의 오해를 풀고자 하십니다.(32-33절) 예수의 아버지는 다

 

름 아닌 하느님이시고, 이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모세가 하늘에 청한 만나와 하느님께서 주시는 하늘

 

의 빵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히브리인들이 광야생

 

활을 하는 중에 일용할 양식이 넉넉지 못함을 불평하자 하느님께서 모세

 

를 통하여 만나와 메추라기를 양식으로 주시는데(출애 16,1-36), 이 기록

 

을 살펴보면 만나는 그야말로 하루의 양식이었고(안식일은 예외) 다음 날

 

은 곰팡이와 구더기의 밥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하느님께서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빵은 세상에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입니다. 굶주린 배를 채워

 

주는 그런 빵이 아니라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라는 것입니다.

 

 

셋째로, 사람들이 예수께 '세상에 생명을 주는 하늘의 빵'을 청하자, 이에

 

예수님 스스로가 '생명의 빵'이심을 선포하십니다.(34-35절) 이 말씀은 더

 

이상의 설명이 아닙니다. 이는 선포요 폭로이며 예수님의 자기계시입니

 

다. 사람들은 앞서간 예수님의 모든 말씀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듯 보입니

 

다. 조상에게 빵을 먹인 사람이 모세가 아니라 '하느님 내 아버지'라는 예

 

수의 자기계시적 말씀도 쉽게 수긍하는 듯합니다. 아니 적어도 아직까지

 

는 그렇습니다. 가파르나움의 사람들이 예루살렘의 사람들 보다 순진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안중에는 '하늘의 빵' 밖에 없는 것인지 모르

 

지만, 예수님 스스로가 '생명의 빵'이라는 선포는 자신에 대한 결정적인

 

계시임에 틀림없습니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35절)

 

예수님 스스로가 생명의 허기짐과 타는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분

 

이신데, 예수님이 바로 생명의 빵이시기 때문입니다. 이 빵을 얻기 위해서

 

는 그분에게 가야하며, 그분에게 가는 것은 그분을 믿는 것입니다. 그분은

 

빵의 기적을 행하신 그 날 밤, 호수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다가가 "나

 

다"(에고 에이미)라고 하신 바로 하느님 그분이시며, 이분이 바로 "나는 생

 

명의 빵이다"라고 자신을 구체적으로 폭로하신 하느님이신 것입니다. 

 

 

 

 

                                                                                                     출처 : 단순한 기쁨 (day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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