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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314) 도로가 나에게 달려들어서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13 조회수1,037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5년4월13일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성 마르티노 1세 교황 순교자 기념일 ㅡ사도행전8,1ㄴ-8;요한6,35-40ㅡ

 

                도로가 나에게 달려들어서

                                              이순의

 

 

 

 

 

 

봄이 오셨습니다.

바람만이 을씨년스럽게 손님을 날리던 놀이터에도 바람은 가신데 없고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개나리 꽃도 만발하고, 진달래 꽃도 방긋이 웃고, 하얀 목련은 수줍은 새색시의 자태를 뽑내느라고 더욱 하얀.......

 

있잖아요?!

저 자동차 운전연수를 하는데요. 왜 도로가 달려온데요? 차가 굴러가야 하는데 좀처럼 차는 굴러가지 않고 도로가 달려와서 제 심장을 벌렁거리게 한다니깐요. 나는 가만히 있는데 옆에서 왜 그렇게 쌩쌩 달린데요? 진짜 무섭드라구요.

 

워쩐데유?

저는 그동안 보행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거든요. 그런데 자동차 운전연수를 하다가 보니까 도로의 모든 차와 장애물들은 나를 위하여 모조리 사라져 주었으면 좋겠는데 워쩐데유? 가능한 일이 아니라구유? 그렇다면 제가 운전에 초보 딱지를 뗄때 까지만이라도 그래주시면 안되남유?

 

그거 무섭드라구유!

도로가 막 달려드는데 워찌께 다른차들은 그렇게 빨리 달린데유? 그렇게 빨리 달리면 도로도 더 빨리 달려와서 눈알이 더 빨리 핑글핑글 돌아갈 것인디 워찌께 그렇게 빨리 달린데유? 자동차를 운전할라고 마음을 먹으면 머리속에 입력된 도보용 메모리 칩의 속도를 도로주행용 속도로 바꿔서 끼워야 되것지유? 그래야 되것시유!

 

그란디 쉽게 바꿔질랑가 모르것시유?

아직꺼정도 간이 벌렁벌렁헌디유 마흔여섯해 동안 기억된 느림의 미학 메모리 칩이 빠름의 미학 메모리 칩으로 바꿔질랑가 모르것시유?! 아니면 차는 세워놓고 제 발로 달려서 다니는 것은 아닌지? 더 아니면 차를 업고 두 발로 걸어다니는 것은 아닌지? 차는 분명히 타고 다니는 것이 맞지유? 맞아유! 차는 타고 다니는 것이고, 머리속의 느린 메모리 칩은 바꿔야하구요.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요?

운전을 하지 않았을 뿐, 맨날맨날 타고 다니는 것이 차인데 운전을 하는 시각은 전혀 다르드라구요. 그러니 내가 보고, 살고있는, 세상의 몇가지나 알고 사는 것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맨날 입고 다니는 옷도 입고 다니기만 했지 그 옷에 대하여 제가 아는 것은 전혀 없드라구요. 누가 천을 짰는지? 누가 재단을 하고, 가위질을 하고, 박음질을 했는지? 그리고 어느 경로를 통해서 나에게 왔는지? 또한 앞으로 어느 경로를 통해서 어떻게 소멸되는지도 전혀 모릅니다.

 

운전연수를 하면서 산다는 사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저 사람은 또 내가 모르는 무엇을 알고 살아갈까? 저 사람은 또 내가 모르는 무엇을 경험하며 살아갈까? 저 사람은 또 내가 모르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살아있으니 운전도 해보는 것이고...... 재미있드라구요. 아! 거 차선을 지켜서 반듯이 기어간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미처 몰랐습니다래. 히~! 분명히 면허를 딸적에는 반듯하게 기어갔는데.... 10년도 더 넘고보니 녹이 팡팡 슬어설라무네 자꾸만 자꾸만 옆굴텡이로 옆굴텡이로... 으이그~~! 바보같이~~!

 

우짰든지 빌어주시구랴! 안전운전하라구요.

그란디유? 그 차 타고 저 어디가지요? 그것이 결정이 안나고 있습니다래.! 히히히히~! 봄이 오셨으니 꽃구경을 가야하나요?

봄이왔네 봄이와아~~!♩♪♬~~! 숫처녀의 가슴에도~~!♩♪♬~~! 나물캐러 왔다가 아장아장 걸어가며~~~!♩♪♬~~! 산들산들 부는 바람~~~~~♩♪♬~~! 흠~~~!♩♪♬~~! 흠~~~!♩♪♬~~!

 

†하느님은 찬미를 받으소서. 아멘!

 

ㅡ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내게 맡기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모두 살리는 일이다.요한6,39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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