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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은 창조의 예술
작성자김창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15 조회수1,009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랑이 무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한 마디로 표현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름대로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플라토닉 러브'  '아가페' '에로스'‘불꽃같은 사랑’'물거품 같은 사랑 ’이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사랑은 '눈을 멀게'하고  '몽상가를 만들며'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고도 한다.  '사랑할 땐 별'이 된다고 노래한 시인이 있고 때론 사랑이 '얄미운 나비' 같다고도 한다.  '사랑의 샘'  ' 사랑의 기적'  '아낌없이 주고받는 사랑'은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고,  사랑은 눈물의 씨앗’‘사랑의 이별’은  사랑의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어느 봄날, 오스트리아의 한 조각가(Paul Műehlbauer) 작품전시회에 초대받아 간적이 있다.  주제가 마침 “사랑: 모호의 예술”(Love: Art of Ambiguity)이라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  시내 중심가 한 빌딩 4층에 마련된 전시실에 사랑의 관계를 묘사한 동 조각 작품이 8점 전시되어 있었다. 


   각 조각상들은 현실주의적으로 묘사되었는데 피골이 말라붙고(바짝 마른) 몸체 (특히 다리와 팔)가 길게 늘어트린 모습이었다. 인체의 신비로운 굴곡은 아랑곳없이 얼굴에 담은 정서와 꼿꼿하거나 비튼 관절과 몸동작의 표현만으로도 사랑의 진실과 본성 그리고 슬픈 현실을 생생히 나나내고 있었다. 작품을 감상한 소감을 여기에 간단히 그려본다. 

 

♥ 기쁨(Joy): 남녀가 양손을 잡고 그네 뛰는 모습을 한 작품은 누가 사랑하는지?’ ‘누가 사랑을 받는지?’ 구분하기 어렵지만 능동적 그리고 수동적으로 연인을 향한 열정이 사랑의 기쁨을 자아내고 있다.

 

♥ 온유(Tenderness): 여인의 얼굴을 가슴에 묻고 선체로 포옹한 남녀의 모습은 숱한 사연을 안고 있어도 연인을 향한 부드러운 연민의 감정을 말없이 드러내주고 있다.

 

♥ 후원(Support): 모든 것을 다 바치고 지쳐 쓰러지는 여인을 있는 힘을 다해 양손으로 받치고 몸을 젖혀 버티고 서있는 남성의 모습은 연인을 위해 투신한 후원자이다.


♥ 보금자리(Shelter): 어떤 연인은 주부처럼 안정을 원하고 어떤 이들은 일시적으로 함께할 파트너가 되기를 선호하는데 연인끼리 아무리 얼굴을 맞대고 꼭 껴안은들 장래에 대한 어떤 약속도 보장하지 못한 관계가 가정인지 거처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 책임(Responsibility): 연인간의 따뜻한 포옹은 친근한 관계를 이루지만 그것은 사랑의 사슬이 되어 책임을 감당해야할 거친 현실이기도 하다.


♥ 입맞춤(Kiss): 다리를 벌려 버팀목을 삼고 양손으로 연인의 몸을 껴안은 체 키스하는 장면은 정겹고 따뜻한 인사를 주고받는 듯 하다.

 

♥ 복잡(Complications): 연인끼리 한손만을 잡고 한 쪽다리는 들어 외발로 선 체 맞붙어 넘어질 듯한 모습은 사랑에는 성(Sex)도 따르지만 때론 다툼도 있기에 사랑과 미움이 공존하는 모습 같다.


♥ 결합(Union): 한 쌍의 춤추는 나상은 연인간의 조화로운 감정을 드러내지만 어느 한 순간 멀어져 이탈된 모습도 연상된다.

 

   전시장에서 돌아와 사랑을 주제로 여러 가지 삶의 단면을 드러낸 이 조각가의  창조예술에 다시 한번 감탄하면서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가장 좋은 길’인 「사랑」(고린도전서 13장)을 떠올려 보았다.  오래 참고, 친절하며, 모든 것을 덮어주고, 믿고, 바라고, 견디어내어 그칠 줄 모르는  사랑, 시기도, 자랑도, 교만도, 무례도 하지 않고, 사욕을 품지 않으며, 성도 내지 않고, 앙심도 품지 않으며, 진리를 보고 기뻐하는 위대한 사랑을 누가 창작품으로 아름답게 조각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어쩌면 그것은 사랑의 삶을 살아야하는 우리들의 몫이 아닐 런지?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하루하루의 삶을 살면서 사랑의 작은 조각품이라도 새겨보면 어떨까?  

 

   숱한 사연으로 마음의 고통이 극심하지만 인내하는 사랑도 좋고, 시기도 자랑도 내세울 것도 없는 가난한 사랑도 좋다.  모든 것을 덮어주고 믿고 바라고 견디어내는 파도처럼 영원한 사랑도 좋으며, 사욕을 품지 않고 성도 내지 않으며 앙심도 품지 않는  바보 같은 사랑도 좋다.  단 한 가지 모습의 사랑을 조각하는 삶이지만 사랑의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지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에 말이다.  사랑의 주님,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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