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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1. 완전히 실패한 사람 -어린아이와 같이 된 사람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18 조회수798 추천수3 반대(0) 신고
제9처  세 번째 넘어지다.

 세 번씩이나 넘어짐 : 실패한 자, 쓸모 없는 자, 믿지 못할 자가 됨. 
모든 이가 그가 힘이 있음을 믿지 못함. 힘없는 자로 여김 받기에 충분하다.   

 예수 그리스도님 : 예수 그리스도님께서는 기진 맥진하시어 
세 번째 넘어지셨습니다. 
이제 더 이상 걸어갈 힘도 혼자 일어날 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사형 집행인에게 자신의 몸을 다 내어 맡길 수밖에
없게 되시었습니다.

 나 안에 완전히 실패한 자로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그래도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욕망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자신이 무엇이라도 되는 양 생각하는 자만심이 살아있기에 
그것을 철저히 없애기 위해서는 한번 더 넘어져야만 합니다. 
완전히 실패한 자, 아무 것도 아닌 자로 여김 받도록 내동댕이쳐져야만 
고개를 들고 있던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외적인 교만심'을 없앨 수가 있습니다. 

 세 번씩이나 넘어진 지금! 
아버지의 뜻에 따를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옷 벗김으로 인해 창피 당하는 것(10처),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11처), 죽는 것(12처), 
십자가에서 내려 무덤에 묻히는 것(13, 14처) 등. 
십자가를 짐으로 오는 고통의 절정 순간입니다. 
또한 믿고 지켜보던 이들의 일말의 희망을 무산시키는 순간입니다. 

이제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진 것입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송두리째 
내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 모든 힘이 다 빠져 버려 손가락 하나 까딱거리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생각을 바꾸어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하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어 이 어린이와 같이 되는 사람이다."  마태오 18, 3∼4

 '어린이와 같이 되는 것'이란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맞지 않는 더러운 겉옷을 없애기 위해 
십자가를 지고 가는 동안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어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자존심, 체면 등 자신을 치장하는 
"모든 허례 허식들을 없애버린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 세상 그 어떤 사람의 눈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옷을 벗고 있어도, 아는 것이 없어도, 재주가 없어도, 가진 것이 없어도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는 상태입니다. 

어린아이는 남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든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어린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상태를 받아주고 
사랑해주는 부모님의 품안에 머물러 있으면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길의 제9처까지 온 사람은
자신 안에 온갖 부족함, 더러움, 결점, 약점이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기꺼이 받아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내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부족하고 보잘것없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제9처까지 오는 동안에 뼈저리게 느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존심·체면 : 
"나는 곧 나다" 라고 하시는 
"하느님의 자존심"은 '투명한 상태의 당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시는 것'이지만 
"죽게 만들어진 짐승의 상태가 된 사람의 자존심"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아 '투명하게 만들어진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겹겹이 짐승의 옷으로 둘러싸고 감추어서 도저히 다른 이가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없게 만든 불투명한 것'입니다. 

자신의 본 모습을 겹겹이 짐승의 옷으로 둘러 쌓이게 한 사람은 
혹시나 다른 이가 자신에 관하여 들추어내어 이야기라도 할라치면 
도저히 참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원수처럼 여기기가 일수입니다.    

 사람은 본래 하느님의 모상을 닮게 만들어졌기에 
세상 모든 이는 똑같이 고귀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이 당연한데도 
짐승의 옷을 덧입고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도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알지 못하고 있기에 
자신만이 남과 다른 어떤 특별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양 생각하여 
자기 아닌 다른 그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십자가의 길을 통해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자신의 얼굴에 겹겹이 둘러쳐졌던 너울을 없애고 
고귀하고 깨끗한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면 
자기만 잘났거나 또한 더럽거나 하지 않고 
세상 모든 사람이 모두 다 똑같이 불완전하여 죄를 짓고 살고 있으며 
다 똑같이 고귀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더 이상 자신의 자존심을 내세우거나 자신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거나 
다른 이들을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기어 업신여기는 일은 없게 됩니다.

  ¶야훼 하느님께서 아담을 부르셨다. 
"너 어디 있느냐?" 아담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주더냐? 내가 따먹지 말라고 일러둔 
나무 열매를 네가 따먹었구나!" "너는 아내의 말에 넘어가 따먹지 말라고 
내가 일찍이 일러둔 나무 열매를 따먹었으니, 
땅 또한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먹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야훼 하느님께서는 가죽옷을 만들어 아담과 그의 아내에게 입혀주셨다.
창세기3,9-11,17a,19,21

 높아지려는 교만심으로 야훼 하느님의 뜻을 거슬려 
'죄를 지음으로 입었던 옷'을 2천년 전에 예수 그리스도님께서 
우리보다 앞서 사람들 앞에 자신을 낮추시어 벗으시었습니다. 

야훼 하느님께서 에덴 동산에서 내쫓으실 때 
아담과 하와에게 입혀주셨던 옷(짐승의 옷)을 
우리 스스로 벗어 던질 수 있게 됨으로써만 
다시 에덴 동산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십자가의 길에서 세 번째 넘어짐으로 
'짐승처럼 죽게 된 나의 몸을 감싸고 있던 짐승의 가죽 옷'을 
벗어버릴 수 있는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한 알의 밀알로서의 자신의 겉껍질이 이제 완전히 다 썩은 것입니다.

제9처를 통해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 체면, 허례허식 등. 
자신을 남 앞에 드러내려는 '외적 교만함'을 철저히 없애버려서 
태초에 첫 사람 아담과 하와가 벌거숭이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던 것처럼 
부끄러움을 모르는 "어린이와 같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이는 온전히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는 
"태초에 하느님께서 만드셨던 본래의 모습을 지닌 사람"이 되기 위한 
마지막 준비 작업입니다. 
이로 인해 그 동안 쌓아 올린 자아의 벽을 다 허물어버릴 수 있게 됩니다. 
이제서야 낙원에서 쫓겨 날 때 하느님께서 손수 입혀주셨던 
짐승의 옷인 가죽옷을 완전히 벗어버릴 수 있는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아~~~ 이제 고통의 긴 여정을 참으로 많이 왔네요...

이제 더 이상의 고뇌도 더 이상의 망설임도 없이
아주 편안한 상태로 주어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곳으로요....

어린아이와 같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편하고

얼마나 자유스러운 일인지...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편안한 곳이 될 지...

너도 나도 두껍고도 불필요한 옷을 입으려고 안깐힘을 쓰는 그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면...

그래서 그렇게 하는 시간과 에너지와 재물을 절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서로에게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엊그제 울방에서 꾸르실료 교육을 마치고 나오신 분이 계십니다.

아마도 그분은 제가 드리는 이 말씀을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그런 교육을 받은 사람은 참으로 많은데
이 세상이 그렇게 변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진정으로 자신의 온 몸과 마음과 온 생애를 
하느님 나라로 향해 놓으려는 굳은 마음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저 조금만... 자신의 일부분만 적선하는 식으로...

그분께 가끔 내어 놓으면 된다는 그런 마음을 갖고 살기 때문입니다....

그분께 온 마음과 온 생각과 온 힘과 온 시간... 즉 온 생애를 다 맡겨 드리고
온전히 그분께로 향해 나아가도 조금도 손해를 볼 것이 없는데도

그분께 내어드리는 것을 아까워하며 그분께 적선하듯이 조금만... 가끔 내어 드리며
그분께 바라는 것은 왜 그리도 많은지....

가만히 자신을 좀 들여다 보며 생각해 보십시오!

자신은 그분께 쬐끔~~~ 아주 쬐금만 시간이나 모든 것을 내어 드리며
 
기도한답시고 얼마나 요구하는 것이 많은지.....

자신의 기도가 도대체 무엇인지 잘 들여다 보십시오!

자신을 온전히 그분을 향하여 내어 놓고
자신이 태어난 목적대로 살기 위해여 주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자신의 목적지를 향하여 갈 수 있는 "참행복의 길"로 나아가기만 하면

무엇을 따로이 구하지 않아도

주님께서 알아서 다 채워 주시는 것을.....

부활 4주간 월요일 오늘도 주님 사랑 안에서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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