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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52. 홀가분해진 나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19 조회수988 추천수3 반대(0) 신고
[실생활] 82년 1월 15일에
예수 그리스도님의 부끄럽지 않은 정배로 살겠다고 허원을 하고
2월말에는 77년 3월 5일부터 계속 살았던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소임을 받아 가서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을 다짐하며 새 노트의 첫 장에
"하늘에 계신 너희 성부 완전하심 같이 너희도 완전한 자 되어라"는 말씀과
"날마다 죽으면서 살아간다" 는 말씀과 함께
'주님! 모든 일에 있어서 당신 사랑 안에서 당신 영광만을 위해 하게 하소서.... ' 라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도 나도.. 허원과 함께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생활을
당신 뜻에만 맞아지기만을 바라며 최선을 다하리라.
나의 개인 뜻, 체면, 위신 등. 「나」의 모든 것에서 죽게 하소서.'
라고 말씀드리며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기를 시작하였습니다.

3월 24일에는 죽어 가는 많은 이들을 살리시려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에 달려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배로써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가시관을 쓰신 천상 정배 예수님!
당신 닮아 가시관을 쓰기 원하였사온데 아직 받을 준비가 덜 되었습니까?....
가시관을 쓰신 저의 천상 정배님!
제가 가시관을 두려움 없이 받아쓰게 하소서.
체면도, 명예도, 모든 인간적인 것일랑 다 벗어 던지고
오로지 당신 가시관만을 사랑하게 하소서....'  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이후로 4월 19일까지 커다란 혼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유치원생부터 대학생들까지 있는 그 곳 아이들을 보면서
창설자 신부님에 대해서 밑바닥부터 꼭대기에 이르도록 모든 면에
의혹을 품고 받아들이지 않으며 그러한 모든 것들을
만나는 형제들과 떠버리며 갈피를 잡지 못하였습니다.
한 마디로 "성소 전반"에 걸쳐 송두리째 뒤흔들린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서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대 혼란들이
거짓말 같이 하루아침에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 때까지 계속하여 할머니와 부모님의 선종을 위한 54일 9일 기도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 날! 바로 그날!

4월 19일에 할머니께서 선종 하셨습니다.
그와 동시에 머리를 내리누르고 찌르던 가시관의 고통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넘어질 일도 없게 되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나선 후에 지금까지 제 몸밖에 있던 것들을 떼어버리려
얼마나 애를 썼습니까?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살과 피를 나눈 형제에 대한 사랑과 애착심,
살아오는 동안 저를 사랑해 주었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애착심,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보다도 더 큰 것은
'저 자신의 체면에 대한 애착심'이기에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에 걸쳐서야 이제 겨우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남들 앞에 드러내고 높이 보이고 싶어하는
교만을 없애버리는 일이 어찌 그리도 힘이 든단 말입니까?......

이제 저에게 남은 힘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저의 몸을 감쌀 수가 없게 된 것이지요.....

몸을 숨기고 옷을 입은 것은 죄를 지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교만으로 인해 더럽혀졌기에 부끄러워서 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 '짐승처럼 죽게 되었던 더러운 나'
남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욕심을 다 버렸기에
더 이상 '자신의 몸'을 가리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가만히 땅에 엎드려
남들이 와서 내 옷을 벗기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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