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의 수단

가끔 명상이나 호흡법 그리고 요가 같은 것들을 통하여

도를 깨치고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그런 방법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고 하거나

혹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럼 영성심리학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일시적인 안식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유는 안 된다고 합니다.

왜 그런 것인가?

사람이 가진 문제는 거개가 대인관계,

특히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긴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심리치료에서는 나에게 생긴 상처는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과의 일대일의 만남,

그리고 한풀이를 통하여 상처가 아문다고 하는데

호흡이건 명상이건 하는 것들은

이런 일대일의 대면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우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은 사람과의 관계로 인하여 지친 우리 마음을

쉬게 하고 재충전하게 하는 기능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런 방법을 통하여 힘을 얻어서

다시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그것은 건강한 것이나,

그렇지 않고 그런 방법에만 매달려 있다면

그것은 내적으로 성장이 아닌 퇴보를 가져오기 쉽다는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집을 세 채 지어서

하나는 엘리야에게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주님께 드리고 그냥 그대로 살고 싶다고 했을 때

주님이 허락하지 않으신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