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

신앙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신학의 구원론에서 다룹니다.

즉 인간은 구원을 얻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구원론의 개념이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예전에는 구원이란 죽은 후 천당에 가서

하느님과 더불어 영원히 사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에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해서

복음을 액면 그대로 실천하려고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현대 신앙 론에서는

구원을 장소적 개념으로 이해하지 않고

인식론의 차원에서 다루기도 합니다.

즉 하느님이 주신 이 세상에서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고

마음이 지금 여기 머무는 상태를 구원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주장을 하게 되었는가?

지금 여기에 마음이 머물지 못하면

천당 아니라 만당에 간다 하더라도

마음이 그곳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헤맬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마음이 지금 여기에 머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음에 맺힌 것이 적어야 지금 여기에 머문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마음에 맺힌 것들을 간과하거나 혹은 무시하거나

혹은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는 삶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자기 병을 숨겨서 병을 키우는 것과도 같은 일입니다.

기도 중에 자신의 마음에 맺힌 것들을 주님께 드러내 보이시고

성령의 힘으로 그 맺힘을 풀어서

마음이 지금 여기에 머무는 신앙생활을 통하여 평안함 얻으시기 바랍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