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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322) 디카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21 조회수982 추천수8 반대(0) 신고

 

   디카

        이순의

 

 

 

 

아버지 성 요셉과 아들 예수!

 

엄마오리 쉬쉬! 알을 까야한다구요. 조용히 하세요. 쉿!

 

호수의 물결은 엄마오리랑 놀아주고 

 

호수의 바람은 아기 알을 얼러주고

 

잔잔한 물결따라 두리둥실 떠 다니는 호수의 오리집!

 

수풀 속에서는 아빠오리가 지켜보고 있었다.

 

 

 

나에게는 디카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디카가 생겼다.

내가 산 것이 아니다.

아들녀석이 샀다.

디카를 사던 날에 아들녀석과 다투었다.

가뜩이나 경제사정이 어려운데

비싼 디지탈 카메라를 가져야 하느냐고.

그것도 고3이나 되는 녀석이

꼭 거금의 디카를 사야하느냐고

심하게 다투었다.

그래서 아들녀석이 화가 나버렸다.

백화점 현관에서 디카 상자를 던져버리는

비상사태까지 발생했다.

 

디카를 사라고 엄마가 돈을 주지도 않았다.

지난 겨울에

친정의 가족모임에 갔는데

가난한 우리 모자를 보아서

가족들이

아들녀석의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준

배부름을

헛되이 쓰지 않으려는

지극히 알뜰한 발상이었다.

그래도 가난한 엄마의 입장은

거금의 디카를 산다는 것이

벌렁벌렁한 가슴을 감당하기가

조금은 벅찼던가 보다.

"그 돈으로 학원비하고도 남겠다." 라고

말을 뱉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아들녀석은 화가났다.

"이 돈이 생기지 않았어도 학원비는 어차피 엄마가 줄거잖아요."

그리고 백화점의 번들번들한 타일 바닥에

패데기를 처 버렸다.

얼마나 미안하든지!

기분 좋게 해 주지 못한 죄책감에

얼른 주워서

부숴졌는지 멀쩡한지도 살펴보지 못하고

아까운 마음으로 품고왔다. 

다행히 안전했다.

 

그런데.....

디카를 사고

처음 몇 번은 아들의 차지였다.

돈 타령에 눈이 멀었던

엄마는 만져보지도 못하게 했다.

하지만

입시생이라는 중압감 때문이었는지

이내 시들해지고

디카는 나의 차지가 되었다.

아들의 구박에 자존심만 상했다.

작동하는 방법을 자꾸 까먹고

사진 옮기는 법도 자꾸 까먹고

찍어다만 놓고 귀찮게 하고

당연히 아들은 면박을 주었다.

"그것도 몰라요?

 도대체 몇 번을 가르쳐 줘야해요?

 차라리 찍지 말아요."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랑 똑 같은 과정을 겪었다.

아이구!

이런걸 왜 만들어서 팔아가지구설라무네

모자간에 정 떨어지게 하는지?

그래도 구박을 잘 참아서

이제는 제법 혼자서도 작업을 잘 한다.

 

새삼

가난한 엄마를 둔

아들의 주머니를 채워주신 가족들께

이 사진들을 봉헌한다.

엄마오리가 호수에서

알을 품고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황사가 심한 대륙의 바람에도

엄마오리네 둥지는 안전했다.

아가들은 편안하고

알은 잘 부화하겠지?!

포장도 뜯지 않은 디카를 던졌던 아들녀석은

요즈음 매우 만족해한다.

엄마의 사진 찍는 안목이

자기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히~~!

가르쳐 줄 때는

온갖 신경질을 다 동원하더니

이제는 가만히 앉아서 작품사진(?) 얻는다고

가르친 보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내가 봐도

아들보다는 훨씬 나은 솜씨다.

 

감사합니다.

돈 주신분들께 감사합니다.

 

주님 보시기에 어여쁜 사진 찍어다가 올리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하시기를....

 

  

 

엄마 말과 망아지!

"쓴 나물은 몸에 좋단다. 이렇게 꼭꼭 씹어서 먹어보렴!"

 

 

엄마 개와 강아지!

"강아지 강아지 얼룩 강아지!.♬♪♩~~! 엄마개도 얼룩개 엄마닮았네.♬♪♩~~!"

 

 

 

 

엄마 두꺼비와 아기들!

디카를 사게 해 주신 가족들께서는 부자 되세요.

 

 

하하하하하하하하! 행복하십시요.

 

 

주님 보시기에 어여쁜 사진 찍어다가 올리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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