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55. 어린아이와 같이....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22 조회수885 추천수3 반대(0) 신고
[실생활]
1982년 3월부터 4월까지 계속 심한 폭풍 속에 휘말려 세 번째로 넘어졌는데,
첫 번째 넘어질 때는 혼자서, 
두 번째 넘어질 때는 수도원의 일부분과 함께, 
세 번째 넘어질 때는 창설자와 그가 속한 전체와 함께 넘어지며 
동네방네 떠 벌였기에 그냥 쉽게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크게 잘못했다는 것을 느끼고 윗어른에게 말씀드리려고 하는 바로 그 때, 
함께 동조했던 누군가의 보고로  윗어른이 먼저 저를 불러 노발대발하며
자기 생각 같아서는 '당장 쫓아내고 싶다'고 하며 
창설자님께 '소임을 바꿔 달라'(중간에 바뀌는 것은 큰 창피를 당할 수 있음)고 
청하라고 해서 그렇게 하였는데, 화를 내실 줄 알았던 창설자님은 
너무나도 담담하게, 너무나도 쉽게, 너무나도 부드럽게 용서해 주셨습니다(5처에서처럼). 

그런데 저는 창피 당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에 
'이렇게 쉽게 넘어가도 되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였는데 
드디어 생각지도 않은 때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옷 벗김을 당할 수 있었습니다.

윗어른의 수업 시간이 바로 제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위해 옷을 벗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온통 저의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저를 걱정하여 제 눈치를 살피고 있었지만, 
저는 그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를 듣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하였습니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저를 힐난하는 말들이 어쩌면 그리도 아름답게 들릴 수 있는지.... 

그 말씀은 바로 저의 마지막 남은 껍질의 부분들을 
하나하나 떼어내는 칼이었던 것입니다. 

제가 어린아이와 같이 옷 벗김을 당하여도 창피를 느끼지 않고 
오히려 기쁠 수 있게 하여주시며 제가 옷 벗김을 당하도록 
그런 윗어른을 제게 주심에 감사드렸습니다. 

그분은 제가 마지막 남은 자존심과 체면으로 똘똘 뭉친 
'세상에 속한 나의 겉껍질'을 완전히 벗어버리는 일을 도와준 "은인"입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올 때까지 저를 도와주신 그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 저의 사랑이신 주님! 감사합니다. 
이제서야 당신께로 나아가기 위해 저의 더러운 겉옷을 다 벗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저의 몸에 걸쳐 있는 속옷이 남아 있습니다..... 

당신께서 만들어주신 아름다운 저를 
온전히 당신께 살라 바치는 번제물이 될 수 있도록 
이제  제 속옷도 완전히 벗게 하여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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