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복음묵상(2005-04-23)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23 조회수796 추천수2 반대(0) 신고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일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이제 아버지께 가서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겠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내가 이루어 주겠다."(요한 14, 12-14)

 

빵을 받아먹은 유다가 고별식장을 떠나 스승을 넘겨주기 위한 작업을 실

 

행에 옮기고, 수제자 베드로까지 스승을 배반할 것이 예고됨으로써 고별

 

식장의 분위기가 공포와 불안에 싸여있는 가운데, 어제 복음에서 토마는

 

예수께 "당신이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하물며 그 길을 어떻게 알겠

 

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당신 스스로가 "길이

 

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6

 

절) 라는 대답으로써 토마 사도의 무지를 불식시키셨습니다. 무지의 불식

 

은 동시에 불안과 걱정을 제거하는데, 이로써 예수께서 제자들과 나누시

 

는 고별식장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됩니다.

 

 

고별의 저녁시간이 깊어가고 이 틈을 놓칠세라 지칠 줄 모르시는 예수님

 

의 가르침이 계속됩니다. "너희가 나를 알았으니 나의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알게 되었다. 아니 이미 뵈었다."(7절) 예

 

수께서는 문법상 미래형(알게 될 것이다)과 현재완료형(알게 되었다), 그

 

리고 과거완료형(이미 뵈었다)을 한꺼번에 사용하여 가르치십니다. 예수

 

님은 작별의 시간이 눈앞에 다가온 것을 아시고  당신께서 제자들과 함께

 

지낸 시간이 제법 길었다는 전제아래 빠른 진행을 하십니다. 그러나 속성

 

법의 의도가 빗나가는데, 이번에는 필립보 사도가 나서서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하여 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8절) 하고 엉뚱한 청

 

을 넣습니다. 
 

이 간청은 필립보가 예수님의 자기계시를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전

 

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토마 사도의 질문으로 이미 얻어낸 '지상

 

예수를 믿음으로 보는 자는 곧 아버지를 본 자'(7절)임을 필립보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한번 더 확실하게 자신을 밝히시

 

는데, "필립보야, 들어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같이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9절)

 

이 말씀은 제자들이 지상예수와 함께 지낸 것이 사실 하느님과 함께 지낸

 

것임을 뜻합니다. 예수께서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예수 안에 계심

 

으로써 두 분은 하나이시기 때문이며, 예수께서 하시는 모든 말씀과 행동

 

은 아버지께서 예수님 안에 계시면서 몸소 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토마나 필립보 사도의 우문(愚問)같은 질문이 없었다면 우리는 똑

 

같은 질문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

 

으면서도 끊임없이 하느님 아버지를 우리 두 눈으로 보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필립보 사도의 소망처럼 하느님 아버지를 한 번만이라

 

도 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안에

 

서 하느님은 이미 인간에게 시청되었으며 감지되었습니다. 사실 하느님은

 

인간의 시각적 차원을 벗어나 존재하십니다. 따라서 아무도 하느님을 볼

 

수 없으며, 본 사람도 없습니다.(요한 1,18; 5,37; 6,46) 인간은 오직 인간

 

이신 예수님 안에서만 하느님을 볼 수 있을 뿐인데, 이는 다시금 예수께

 

대한 믿음 안에서 더 큰 일도 행할 수 있으며(12절),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며(13절), 아들의 이름을 통하여 청하는 것은 무

 

엇이든지 다 이루어질 것(14절)을 의미하는 말이기도합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