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엘리 엘리 레마사박타니(Ελωι ελωι λεμα σαβαχθαν )
작성자유상훈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24 조회수828 추천수1 반대(0) 신고

Part 1(에필로그)

 

 

성에에 저린 유리창마다 성하지 못한 거미줄들을

폐물이 되어 버린 손가락 마디마디로 연신 훔쳐 내며

서슬 퍼렇게 밝아올 새벽을 기어 오른다.

뒤엉켜진 거미줄은 차라리 끈적거리기엔 너무나 노쇠했다.

가누기 조차 숨찬 손가락은

당장 쫓기는 불안에 떨고 있을 망정

배고품의 절박한 신음소리가 온몸을 호통치는 통에

가뜩이나 가랼픈 모세혈관은 치를 떨고 있다.

 

오랜 방황을 넘기전에 필터만 남아버린 꽁초에 불을 댕겼다.

전등하나 없는 폐가 안으로 고약한 불똥이

매스꺼운 연기에 섞여 가슴팍을 쑤셔왔다.

유리창마다 그리도 많이 박혀 있는 십자가 틈 사이로

이글거리며 엄습해오는 새벽의 찬란하다 못해 서러운 햇살을

칭칭 감아 오르던 머리카락은 질퍽이는 기름때에

뭇매를 맞고 빠빳이 서 버렸다.

 

벌써 새벽은 소스라치듯이 펄펄 끓는 땅방울을 쏟아내는데

기억조차도 할 수 없는 며칠째쯤인가

갈지못한 각막을 끄집어 내어 한치 앞을 막아 버렸고

썩어 빠진 이빨들은 죄다 허기의 제물로 상납해 버렸다.

남은것이라곤

오한을 뒤집어 쓴 뼈다귀들과 간간히 임종을 알리는 심장 박동 뿐이다.

 

그저

세월의 언저리로 밑바닥을 할딱거리며 질질 끌려가는 발바닥만이

지내 왔던 낙인을 음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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