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각양각색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24 조회수834 추천수4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오늘 아침에 뒷마당 성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나가보니 어젯밤 비가 왔었나보다.

어지러움증에 방에만 누워 있어서 밖에 비가 왔는지 해가 떴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 예쁘던 뒷마당이 이제는 볼품이 없어졌는데 아무렇게나 자란 잡풀더미가 참 한심한 생각만 들어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도 않났다.. 엄두커녕 아예 하기도 싫어진다.

한사람의 자리 비움이 이렇듯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 같다.
그래도 제법 국화 꽃도 한 송이 피었고 푸릇 푸릇 잎사귀의 모양이 씩씩해 보였다. 우리 집에는 장미 꽃의 종류가 여럿이 있다.

요즘 장미가 한창이다.
기도방에 꽂아놓을 장미송이를 꺾으며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한겹짜리 정열적인 정말 예쁜 장미를 비롯해서 다 피지도 못하면서도 봉오리는 주먹댕이처럼 크기만 한 장미, 피었다하면 우수수 이파리가 떨어지는 향기좋은 장미, 시들어도 이쁜 요염하게 보이는 장미, 향기를 유난히도 품어대는 내 얼굴만한 장미, 노랑장미, 분홍장미, 빨강장미. 주홍색에 가까운 장미등등 각양각색의 장미꽃들이 한껏 폼을 내고 있다.

냄새를 맡아보면 색깔마다, 또 종류마다 다 다른데 오늘따라 장미꽃이 나를 재미나게 해 주고 있으니 어느새 어지러움도 잊게 된다.

가만히 묵상을 해 본다.

우리 인간들도 여러 부류로 나누어지는데 도데체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을 안 해 볼수가 없었다.

늘 자신만만하다고 자부하면서 살았던 것이 때론 좋았던 것 같고 때론 지나친 것 같기도 하고 도무지 나라는 사람은 어느 부류에 끼는 사람인지 새삼 의문이 든다.

틀림없이 지저분하고 사랑받지 못 할 부류의 사람이었을 것이다.

정열적인 장미같은 사람이 되고도 싶고, 향기를 유난히 뿜어 내는 사람이 되고도 싶고, 나이가 먹더라도 예쁘게 남아있는 사람이 되고도 싶고, 욕심도 많은가 보다.

내 자신을 버리는 모습은 어느 장미꽃에 비교하면 되려는지(?) 오늘은 홑겹의 정렬적인 장미를 꺽으며 닮아가고 싶었다..

내게 씌워진 겹겹의 허물을 벗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그랬나보다. 요즘 내가 참 많이 힘이 든다..

혼자사는 연습을 한답시고 하나하나 벗어내는 과정에서 성질은 급하고 늘 떠들썩한 생활을 해 왔던 터이니 아직은 조용함이 몸에 베지를 않았으므로 고독이란 것을 즐기기엔 어림이 없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현실에 잘 적응을 해 나가야만이 네게 편안함이 오리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상황은 내 자신이 만들어 내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빨간 꽃이 피는 장미는 작년에도 올해도 늘 같은 색의 꽃을 피우고, 노란 꽃도 , 주홍 꽃도 마찬가지다..

봉오리가 주먹댕이만하여 마음껏 피워보지도 못하는 장미꽃을 보면 어쩌다 저렇게 생겨먹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탐스러워 보일정도인 꽃 봉오리는 끝내 잎을 피우지 못 한 채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시들어 버린다. 가만히 보니 나의 모습인 것 같다.

늘 잘난척만 하고 나서기를 좋아하면서도 무엇하나 이루어 놓은 것도 없으니 꽃을 피우지 못하고 향기도 없는 장미와 뭐가 다를 것인가?

늘 구원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쫒아 부활하는 삶을 살아보겠노라고 몇번이고 결심을 해 보았지만 다 헛것이었다..

이런 모습은 피었다하면 이파리를 우수수 쏟아내는 잠시 향기를 낼 줄아는 장미일 뿐이다.

나를 완전히 죽임으로서 나를 버려야 부활을 할 수 있음에도 언제나 부활하는 삶을 살아가겠노라고 입으로만 떠들어 댔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죽음에 이르셨기 때문에 부활하실 수 있으신 것인데 난 자신을 죽이지도 못 하면서 부활을 운운했던 것이다.

부끄러운 하루이다.. 아주 많이 부끄럽다.
활짝 핀 마음에서 향기가 우러나오는 그런 사람이 되겠노라고 마음 먹어 보지만 내일이면 잊어버리고 또다시 늘 살아온 나의 길에 젖어들지는 않으려나 솔직히 자신은 없다.

해마다 변함없이 같은 꽃을 피어내는 장미 나무보다도 못한 인간이 뭘 그리 잘났다고 큰 소리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노력은 해 볼란다.. 언제가 되던 오늘도 내일도 노력을 해 볼란다. 늙어서도 추하다는 소리 안 듣도록 변함없는 마음의 향기를 잘 뿜어내야겠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장미와 함께 좋은 생각을 하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려본다. .

주님 감사합니다.
저의 마음을 그대로 봉헌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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