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의 기억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다 보면 여러 가지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아쉽고 그리운 기억으로 떠오르는 분들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생기는가?

돌아가신 분들의 행복 관에 의해서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나도 좋고 너도 좋은 행복이라면 별문제가 없겠습니다만,

그렇지 않고 나의 행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침해한다면

그런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은 본인의 마음은 즐거울지 몰라도

사람들로부터 미움 받고 심지어는 대대로 무시당하는

기억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위령기도 시간에 기억에 떠오른 분들은

인생살이를 잘 사신 분들이며 행복한 분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흔히 무병장수하면 복 받은 노인이라고 합니다만

몸에 병이 없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오래 살더라도

사람들로부터 잊혀 지거나 혹은 사람들의 경멸어린 기억의 대상이 된다면

무병장수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것입니다.

위령기도시간은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시간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의 평안함을 기도하는 시간이지만

이 시간에 더 많이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은

내가 나중에 저 세상에 갔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줄 것인가 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