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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생활묵상] 구닥다리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26 조회수885 추천수7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거의가 구닥다리들만 있습니다.

벽에 소중히 걸려있는 십자고상도 치매걸린 귀여운 울 엄마가 소중히 모시고 있던 옛날 것이고, 옷장을 열어보아도 이민 올 때 가져온 구닥다리 옷들만 가득하고, 이 몸 또한 구닥다리입니다.

통신산업이 한국보다 뒤진 미국은 샐루라 폰(핸드폰)이 보급된지는 얼마 안되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핸드폰을 갖게 된 것은 남들보다 훨씬 전 부터 갖게 되어 다행이었지만 그런 관계로 실상 가지고 있는 핸드폰은 웃기게도 지금은 찾아 볼래야 찾아 볼수 없는 구닥다리였습니다.

제발 전화기 좀 바꾸라는 아들녀석의 말에 한마디로 " 야!! 소리만 잘 들리면 됐지 뭐가 불편하다고 돈들여 바꾸냐? 이런 것 가지고 다닌다고 누가 뭐라냐?"하고는 여짓껏 옛날 것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드디어 어제 새 전화기로 바꾸었습니다.. 밧데리 수명이 다 되어 바꾸려니까 옛날 모델의 밧데리를 찾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울 아들 말이 500불짜리니까 아무렇게나 굴리지 말고 잘 쓰라고 동생한테 말하듯 해 주었습니다..

늘 꺼두기만 하고 내가 필요할 적에만 켜서 통화만 하니 여러가지 기능이 있어도 사용할 줄을 몰랐습니다.

메세지를 남겨 놓아도 체크할 줄 몰랐고, 전화번호 입력을 시킬 줄도 몰랐고, 치매걸린 귀여운 울 엄마처럼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처음으로 가져보는 여러기능의 전화기가 신기스러웠습니다. 카메라도 달리고 동영상도 찍을 수 있다하고, 참으로 신기스러웠습니다. 어지간히 촌스런 베로니카입니다.

언젠가 아들녀석이 그런 제가 안되어 보였는지 자기 것이랑 바꾸자고 할 때 얼른 바꿀까도 생각했었지만 젊은 녀석이 안되 보여 선심쓰듯 정든 전화기가 좋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참 간사스러운가 봅니다. 어느새 신이나서 처음으로 새 전화기에 내 목소리를 집어넣어 보았습니다.. 또 아들의 전화번호를 비롯하여 가까운 사람들의 전화번호도 입력을 해 보았습니다

화면에는 사랑하는 막내아들 어깨에 기대어 찍은 도깨비같이 생긴 내 얼굴도 입력을 시켜 넣었습니다.. (아들녀석이 다시 찍자고 하는 내 요구에 자기 얼굴이 잘 나왔으니까 괜찮다고 하네요..)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
구닥다리같은 나의 마음은 왜 이리 바꾸어지질 않는지 모릅니다. 늘 새로운 삶을 살아야지 하면서도 헌 마음 버리기를 아까워하는 나의 마음은 도데체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 아마도 고집불통인가 봅니다.

오래된 악습들, 덜렁거리는 성격, 안이한 것만을 좋아하는 게으름... 등등 수많은 것들이 미웁기만 하면서도 떨쳐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며칠 지나면 아무렇게나 굴릴 전화기를 무슨 보물단지 모시듯 책상위에 놓을 때도 가만히 놓게 되는 저를 보며 많은 묵상을 하게 됩니다.

새마음 새 뜻으로 저를 바꾼다면 좀 더 제 자신을 소중히 다루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글을 쓰기 전에 " 좋다!! 이거야!! 내 마음도 새롭게 바꿔 보는거야!!" 하며 다짐을 해 보았습니다.

가만 보니까 지나 간 일에 집착을 많이 하고 있었던 풀잎사랑이었습니다. 떨쳐 버려야 될 것을 끝내 떨쳐 버리지 못하니 마음의 걱정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런 결심을 해 봅니다.
그동안 말로만 근사하게 떠들어 댔던 그런 못된 마음부터 떨쳐 버려야겠습니다. 내 안에서 나를 찾아 휙 하고 던져 버리려고 합니다.

특히 다른 것을 잘하겠노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실천을 못하는 그런 마음부터 버려보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모든 것은 만사 형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하여 저의 착한 마음의 기늘을 요리 조리 잘 써 먹으려 합니다.

누가 받아 주겠습니까? 나의 못된 마음 버린 것을? 당연히 우리 주님, 사랑하는 주님께서 또 제게 당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주님과 저는 사랑이라는 끄나풀이 있으니 기꺼이 받아주시리라 생각이 된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 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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