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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간 목요일 복음묵상(2005-04-28)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28 조회수843 추천수4 반대(0) 신고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그러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듯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 9-11)
 
포도나무의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고서 포도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불

 

가능한 일입니다. 이렇게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포도나무와 가

 

지'의 비유를 통하여 예수께서는 당신과 제자들의 관계를 정립하시고, 제

 

자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예수께 끝까지 머물러 있으라고 당부하셨

 

습니다.(15,1-8) 오늘 복음에서도 전체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모티브는 열

 

매를 맺기 위한 포도나무와 가지의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포도나무인 예

 

수께 가지인 제자들이 머문다는 것은 곧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무조건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라고 하시

 

는 것은 아닙니다. 스승인 예수께서 먼저 제자들을 사랑하셨고, 그 사랑은

 

아들을 사랑하신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스승의 제자들

 

에 대한 사랑은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그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9

 

절)

 

 

이제 예수께서는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

 

시는데, 그것은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것 또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무조건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당신이 먼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무는 것을 모델로 제시하십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듯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

 

러 있게 될 것이다."(10절) 그리고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

 

랑 안에 머물러 있는 사실을 대단히 기뻐하시는데, 제자들이 스승을 따라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문다면 마찬가지로 기쁨이 보장될 것이며(11

 

절), 이 기쁨은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주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계명을 지킴으로써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사실상 동시에 일어나는 사

 

건입니다. 예수께서는 이미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고 난 뒤 새계명을 선

 

포하셨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새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13,34) 이렇게 계명과 사

 

랑은 서로 묶여 있는 것입니다. 구약성서의 사람들은 하느님의 계명과 사

 

랑이 서로 별개의 것이며, 사랑이 계명에 종속되어 계명 중의 하나라고 생

 

각했습니다. 신약성서 후기에 사는 우리에게도 구약의 율법은 있고, 이 율

 

법으로부터 물려받은 십계명도 여전히 효력을 발생합니다. 그러나 예수께

 

서는 사랑을 계명에서 솎아내어 계명 위에 세우셨습니다. 모든 율법과 계

 

명 중에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인지를 묻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께

 

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

 

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신명 6,4),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같

 

이 사랑하라(레위19,18),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

 

다."(마태 22,37-40) 이렇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사랑의 이중계명)이

 

곧 계명의 전부입니다.

 

 

이제 계명을 지킨다는 것은 곧 사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

 

은 계명의 전부를 지키는 것과 같다는 결론이 되는데 문제는 사랑이 추상

 

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사랑의 구체적인 모델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사랑

 

한 것처럼"(13,34) 안에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의 사랑은 보통사람들이 생

 

각하는 안일하고 달콤한 로맨스에 등장하는 낭만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사랑한 모델은 곧 예수께서 아버지 앞에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필립 2,8) 세

 

상에 내어놓은 사랑입니다. 그렇다고 예수께서 제자들의 목숨까지 요구하

 

면서 사랑하라는 것은 아니고 우선 "예수님이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라

 

는 것입니다. 
 

사랑의 교과서는 예수님입니다. 그러나 그 책 안에 들어 있는 사랑을 구체

 

적으로 배워 실천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숙제입니다. 숙제를 하면서 늘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는 황금률일 것입니다. 결국 사랑하는

 

동시에 계명준수가 이루어집니다. 물론 사랑한다는 것이 늘 추상적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사랑을 실천했을 때만 계명준수가 이루어지는 것입니

 

다. 만약 사랑의 실천이 잘 되었는지, 그래서 계명준수가 잘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고 싶다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십시요. 그래서 그 마음속에 기

 

쁨이 있으면 그 기쁨은 바로 예수님께서 나누어주시는 기쁨입니다. 


 

오늘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마리아의 축일입니다. 레지오 마리애를 하

 

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성인이지만 레지오 활동을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성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마

 

리아만큼 레지오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성인은 없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교

 

본이 이분의 정신으로 가득 차 있고, 레지오의 기도문들은 바로 이분이 하

 

신 말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교회의 박사와 신학자로

 

서 그때까지 아무도 착상하지 못한 성모학을 우리에게 마련해 주었습니

 

다. 그는 성모 신심의 뿌리를 매우 깊이 탐구하여 널리 보급하였고, 우리

 

에게 현세에 일어난 모든 성모 발현을 미리 알려 주었는데, 즉, 루르드로

 

부터 파티마에 이르는 모든 성모 발현과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관

 

한 교의 선포로부터 레지오 마리애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예언한 분입니

 

다. 그는 성모님을 통하여 하느님의 왕국이 있음을 알리는 데 힘썼으며 때

 

가 차 하느님의 동정 성모님이 티 없이 깨끗하신 성심으로 인류가 목말라

 

하는 구원을 세상에 가져다 주신다는 사실을 전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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