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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다보면 언젠가 마주칠 그날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28 조회수1,215 추천수15 반대(0) 신고
 

4월 28일 부활 제5주간 목요일-요한복음 15장 9-11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살다보면 언젠가 마주칠 그날>


살아가다보면 언젠가 이런 날과 마주치겠지요. 수많은 지난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가슴 치게 되는 날이.


그 혹독했던 고통이야말로 그분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말입니다.


날카로운 비수 같아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그 때 말 한마디야말로 가장 효과가 탁월한 내 인생의 보약이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고 싶었던 그 지루했던 일상의 굴레들이 행복의 원천이요 도구였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시시해보이는 매순간 순간이 꽃봉오리였음을 깨닫는 순간.


결국 십자가는 은총이라는 진리를 깨닫는 순간.


그런 순간이 조금이라도 빨리 온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습니다. 그 순간은 우리의 삶과 신앙이 크게 한 단계 비약하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은 정녕 깨달음의 순간이요,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자식을 자신들보다 앞세운 한 부모가 있었는데, 아직 젊다보니 위와 같은 깨달음에 도달하기까지가 너무도 힘겨웠습니다.


미쳐버릴 것만 같았던 수많은 나날들, 한숨과 눈물과 탄식으로 지새우던 숱한 세월을 거치고 난 그들은 마침내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어린 생명을 우리보다 먼저 불러 가신 하느님의 뜻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방황 끝에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모진 고통의 세월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평화는 우리가 겪었던 그 처참한 고통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이제야 느낍니다.”


그 부부가 고난의 세월에 의연히 맞서고 슬기롭게 극복한 배경에는 많은 주변 사람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격려, 따뜻한 보살핌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양한 삶의 고통과 그 고통에 수반되는 외로움과 직면하게 됩니다.


실직, 이혼, 가정파탄, 우울증, 신경과민, 알콜중독, 거듭되는 실패...그 끝도 없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의문 앞에 서게 되겠지요.


“진정 하느님이 계시긴 하는 걸까? 하느님께서는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이시라는데, 어찌 이렇게도 철저하게 나를 망가트릴 수가 있겠는가? 과연 누가 나를 이 무덤과도 같은 암흑에서 건져내줄 것인가?”


이런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사랑’입니다. ‘하느님을 대신한 그 누군가의 부드러운 손길’입니다. 결국 하느님의 사랑이야말로 끝도 없는 고통 속에 허덕이는 우리가 추구해야할 유일한 희망입니다.


사랑의 성체성사를 통해 사랑으로 무장한 우리는 이제 세상 한 가운데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사랑의 식탁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은 우리는 그 무한한 사랑의 에너지를 죽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 누군가에게 전해야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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