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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7) 축일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30 조회수929 추천수5 반대(0) 신고

 

어제 어떤 형제님으로부터 내 방명록에 가타리나 축일을 축하하는 인사를 받고서야 비로소 아! 이 달에 내 축일이 있었구나! 하는걸 알았다.

4월초에 있었던 반구역장 월례회의때 축일선물로 도자기 그릇 세트를 전해받고나서 까맣게 잊고 있던 일이었다. 중순쯤에 내 생일이 있었고, 열흘 가까이 감기에 걸려 어찌나 고생을 했던지 축일같은건 그만 까맣게 잊고 있었다. 잡다한 일들로 인해 신경 쓸 일이 많다보니 자기주보성인의 축일마저 깜빡하는 결례를 범했다.

 

어제 양승국 신부님이 쓰신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을 읽으며 비로소 내 주보성인인 가타리나 성녀가 그토록 훌륭한 분이란걸 알고 얼마나 감동이고 또 얼마나 부끄럽던지......

세례명만 거창하게 받고서 내가 하느님을 믿는 자세는 영 엉터리라는 생각에 본명이 면구스러워지는 거였다.

빛나는 덕행과 탁월한 신심, 뛰어난 신학적 지식을 갖춘 성녀, 하느님을 향한 열렬한 사랑과 이웃사랑의 실천, 모든 사람이 다 포기한 나병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보고 간호하다가 자신도 병에 걸린 가타리나 성녀, 미안해하는 환자에게 걱정말라고, 하늘나라에서 더 큰 상을 주기위해 주님께서는 우리를 나병에 걸리게 하셨을거라고 위로하는 성녀, 도대체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주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한 성녀임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니 얼마나 한심한 생각이 들던지.......

 

언젠가 우리본당에서 젊은 신부님이 (자기 주보성인 알기)라는 주제로 레지오 훈화말씀을 하시고, 자기주보성인만큼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말씀한 적이 있는데  언감생심 그런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해도 이제껏 자기주보성인에 대해서 이렇게 무지했다는 생각에 한심한 마음만 드는 거였다.

예비자 교리를 받을 당시 단지 생일이 같은 달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타리나라는 본명을 받고서 그저 아무 생각없이 매년 축일을 맞으면서도 이제까지 그분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알려하지도 않았음에 죄스러움을 느낀다. 자신의 그릇에 비해 터무니없이 훌륭한 옷을 입은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에 부끄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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