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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2005-05-02)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02 조회수902 추천수3 반대(0) 신고

                      

"내가 아버지께 청하여 너희에게 보낼 협조자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분이 나를 증언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요한 15, 26-27)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1차 고별사(13-14장) 전체를 주도

 

하는 가르침은 첫째, "서로 사랑하라"는 사랑의 새계명 선포, 둘째, 아들의

 

자기계시적 정체성과 아버지와의 일치성 공개, 마지막으로, 성령의 약속

 

과 오시는 성령의 정체성 공개로 요약되며, 이 주제들은 2차 고별사에서

 

더욱 심화됩니다. 특히 "서로 사랑하라"는 새계명은 2차 고별사의 시작부

 

분에서 단순히 제자들 상호간의 사랑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과 아

 

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확충되었고 이는 지난 부활 제5주간 중반부터 봉독

 

된 복음에서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와 이 비유의 실제적인 의미를 통하

 

여 입증되었습니다.(15,1-17) 즉, 농부이신 아버지와 포도나무이신 예수님

 

과 그 가지들인 제자들은 모두 같은 하나의 사랑으로 밀착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비유는 어디까지나 비유로 머무는데, 그것은 비유가 어떤 논리적

 

귀결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께서는 당신과 제자들 간에 원

 

하시는 관계를 포도나무와 가지에 비유하여 이론적으로 설명하셨고, 그

 

비유를 '아버지-아들-제자들' 상호간의 사랑의 관계로 정립하셨습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으면 열매를 맺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와 현실입니다.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

 

유는 아주 출중한 이론을 제시하지만 예수께서 아버지의 계명을 지킴으로

 

써 아버지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과 같이 제자들이 예수님의 계명을 지

 

켜 현실적으로 스승의 사랑 안에 머무를 수 있는 가능성은 이론처럼 명확

 

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는 이론에 바탕을 둡니다. 그렇지만 실제에는 항상 변수가 있기

 

마련인데, 제자들이 우선은 서로 간의 사랑을 통하여 스승의 사랑 안에 머

 

무를 수는 있지만 제자들이 세상에 나가 열매를 맺음으로써 예수님의 사

 

랑 안에 머무름을 방해하는 변수는 바로 세상 그 자체입니다. 세상은 열매

 

를 맺으려는 제자들에게 박해와 고통을, 심지어는 죽음까지 준비하고 있

 

습니다. 이렇게 세상은 늘 구원을 갈망하면서도 불신을 내포하는 양면성

 

의 변수가 됩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당신을 믿고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닥쳐올 변수, 즉 세

 

상의 미움과 박해를 예고하는 한편(15,18-25), 변수의 요소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해 주시는데, 그 방책은 바로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발하

 

시는 성령입니다.(26절) 성령께서는 제자들이 맞이할 고난의 시간들에 함

 

께 해 주실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제자들이 당하게 될 물리적이고 정신적

 

인 고통을 극복하도록 도와주실 '협조자'이시며, 예수님에 관하여 세상에

 

무엇을 증언하여야 할지를 알려주실 '진리의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아버

 

지와 아들의 영으로서 아들이 오셨던 바로 그곳으로부터 오실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곧 제자들의 믿음(신앙)을 굳건하게 해 주실 분입니다. 여기서

 

'믿음'(fides)이란 그 '내용'(fides quae; contents)과 그 '행위'(fides qua;

 

act)를 함께 뜻하는데, 예수님께 대한 진정한 믿음이란 '무엇을 믿는가' 하

 

는 내용뿐만 아니라, '어떻게 믿는가' 하는 행위도 동시에 포함하는 것입

 

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모든 것을 다 알아듣지 못하고 있으며, 어려움

 

이 들이닥칠 때 한없이 약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예를

 

들면,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있었던 베드로의 장담(요한 13,36-38)과 실제

 

로 스승을 거듭 배반하는 베드로의 모습(요한 18,15-18.25-27)을 보십시

 

요. 또 베드로의 예수께 대한 메시아고백과 메시아의 수난을 거부하는 장

 

면(마태 16,13-23)을 보십시요. 
 

제자들이 처음부터 예수님과 함께 있었다고는 하나(27절) 세상을 향해 '무

 

엇을' 증언해야 할지를, 지금까지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진리의 성령'께서 일러주실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자들이 예수님 때문

 

에 회당에서 쫓겨나고 급기야 죽임을 당하는 일을 겪어야 할 때(2절) '협조

 

자' 성령께서 그들을 도와 끝까지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이는 비단 제자

 

들이 당하는 박해의 시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이시고 협조자이

 

신 성령께서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사도들을 기둥으로 삼아 건설된 교회

 

가 현존하는 세상 끝날까지 활동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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