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가 추구하는 행복에 거짓이 섞여 있을까?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03 조회수917 추천수6 반대(0) 신고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마태 5, 1-12)

 

눈부신 4월과 5월에 걸쳐(4월30일-5월1일) 피정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제일 처음 기도한 주제는 진복 팔단이었습니다.

 

피정을 지도해 주신 수녀님께서 예수님께서 진복팔단과 같이 생활할때에 당신이 먼저 행복을 느끼셨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그렇게 권유하셨을 것 같으니 성서에서 예수님이 행복해 하셨던 순간들을 보물찾기처럼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하고, 슬퍼하고, 온유하고,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말라하고, 자비를 베풀고, 평화를 위하여 일하고,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고, 예수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행복하다고 하신 것이 역설처럼 느껴졌습니다.

 

도대체 예수님께서 왜 힘든 상황에서 행복하다고 하셨을까? 더우기 다른 대목은 조금 이해가 가는데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행복하다" 고 하신 대목이 얼른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조금 묵상하는 가운데 막내딸이 아기를 낳을 때의 광경이 떠올랐습니다. 무통분만을 신청하지도 않고 진통할때의 아픔을 신음소리 한 번도 내지 않고 견디어냈습니다.

 

평소에 인내심이 강하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견디어 낸 것은 자기가 그렇게 해야 된다는 신념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라는 데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나서 어떻게 그렇게 참을 수 있었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웬지 한 번 신음 소리를 내면 못참을 것 같아서 있는 힘을 다해 참았다고 하였습니다.

 

이 상황을 떠올리며 아마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의 뜻을 이룬다는 사명과 확신으로 차 있으셨기 때문에, 비록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진정한 행복을 느끼시지 않으셨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일 짧은 마르코 복음서를 쭉 살펴 가보니 병자를 고쳐 주시는 장면이 제일 많았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신 말씀에 해당되는 장면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반하는 장면에 마음이 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신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배반 당하셨을 때 일반적인 반응인 괘씸하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찌그러드신 것이 아니라 온유한 마음으로 관대하게 이겨내셨기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으셨고, 후에 베드로가 한 번에 3000 명씩이나 입교 시키게 되고, 거꾸로 십자가에 못박혀 순교하게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나눔 시간에 피정에 함께 하신 신부님께서, "이제 다 이루었다." (요한 19, 30) 라고 하신 장면에서 가장 행복하셨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온갖 모욕과 극심한 고통을 이겨 내시고 마침내 성부의 뜻을 이루어 내셨을 때의 마음을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과 거리가 있는 역설적인 것으로 들리지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나의 본성적인 욕구대로 사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살든지 죽든지 하느님의 뜻을 따를 때만이 참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한 자매님께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나가고 예수님께서 생각하는 행복이 들어 왔으면 좋겠다." 라고 한 것에 대해 신부님께서 "참 좋은 묵상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은 거짓이 섞여 있을 수도 있고, 허상일 수도 있다."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고 느끼는 참된 행복은 무엇입니까?

 

"산에 올라가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올라간다." 라고 어느 신부님께서 강론중에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힘겹게 올라가서 마침내 정상에 다달았을 때의 성취감이 고통과 기쁨은 병렬한다의 예로 떠오릅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이 없듯이, 어둠의 끝이 새벽이듯이 고통과 행복은 너무도 친한 것 같습니다.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 고통을 마침내 행복으로 변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주님께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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