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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07 조회수807 추천수2 반대(0) 신고

                            

 

5살배기 달수가 엄마와 함께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그 지하철 안에는 꼬마들이 떠들고 장난을 쳐서 무척이나 시끄러웠지요. 달수 엄마는 달수에게 공중도덕에 대해 가르칠 생각으로 달수에게 큰소리로 물었습니다.

“달수야, 엄마가 어떤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고 했지?”

잠시 주변의 떠드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긴 달수는 자신 있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아빠!”

엄마가 원했던 답은 무엇일까요? 바로 ‘지하철에서 떠드는 아이’가 답이지요. 하지만 달수라는 아이가 보았던 엄마가 싫어하는 사람의 모습은 바로 ‘아빠’였던 것입니다.

엄마와 아빠는 가장 가까운 사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큰 사랑을 간직하면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녀에게 가장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 가장 싫어하는 사이의 모습으로 보여 진다면 어떨까요? 아마 남들에게 큰 망신을 살 일이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우리 역시 이렇게 망신 살 일을 너무나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그토록 사랑을 하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 사랑을 베푸는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처럼(아니, 그들보다 더 할 경우도 있지요) 사랑보다는 미움을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경우를 얼마나 많이 보게 되는지요.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고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런데 저도 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더군요.

어제 아침에 일어나니 창밖으로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기분이 너무나 좋았지요. 왜냐하면 계속되는 작업으로 하루쯤은 쉬고 싶었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비가 오니 일을 할 수 없고(노가다는 비오면 일 못함),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지에 도착하면서, 성지 옆 강화역사관 주차장에 세워진 많은 관광버스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이 학생들 봄 소풍 시즌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저 아이들의 마음을 떠올려 봅니다. 아마 아이들은 비가 온다고 무척 싫었을 것입니다. 매일 있는 소풍도 아닌데, 그 소풍날 비가 주룩주룩 내리면 얼마나 기분이 안 좋을까요? 그에 반해서 저는 비가 온다고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었지요.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좋은 것이라고 하면서 남과는 상관없이 좋아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혼자 편하다고 좋아하는 나를 주님께서는 좋아하셨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주님을 따른다 것, 그것은 바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라는 것은 자기만을 위한 사랑이 아니지요. 바로 남을 생각하는 것, 남에 대한 배려 안에서 사랑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이 세상과 다른 주님의 제자의 모습을 갖출 수가 있는 것이지요.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떤가요? 세상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나은가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합시다.

      

               주님 보기에 옳은 일을 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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