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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복음묵상(2005-05-08)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08 조회수941 추천수5 반대(0) 신고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18-20)

 

오늘은 부활하신 예수께서 하늘로, 즉 그분께서 원래 계셨고, 오셨던 곳으

 

로 다시 올라가셨다는 사실을 기념하는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유럽 교

 

회에서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통상 부활 제40일째인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에 지내고, 우리나라와 같은 전교지역에서는 부활 제7주일에 지냅니다. 예

 

수님의 승천사실은 전하는 신약성서의 기록들을 먼저 살펴보면,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발현하신 후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기록은 신약성서

 

에서 단지 세 군데만 발견되는데(사도 1,3-11; 루가 24,50-52; 마르

 

16,19), 오늘 복음인 마태오와 요한복음에 승천사실이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각 복음을 보면, 우선 마태오복음에서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을 따

 

로 갈릴래아의 산으로 초대하신 후, 제자들에게 첫째로 "세상 모든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로 삼을 것", 둘째로 "성삼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

 

풀 것", 셋째로 "예수께서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칠 것"을 지상사명

 

으로 내려주신 다음 세상 끝날까지 제자들과 함께 있을 것을 약속하시며

 

(마태28,16-20) 마무리되는 마태오복음은 예수님의 승천사실을 간접적으

 

로 암시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요한복음은 이미 장구한 고별사(13-17장)의 틀 안에서 죽음-부

 

활-승천-성령강림을 예고합니다. 특히 추가로 편집된 21장은 부활하신 예

 

수의 베드로에 대한 특별한 안배를 통하여 예수께서 가신 길을 베드로도

 

따를 것을 명하고 있습니다.(요한 21,19) 또한 마르코복음이 전하는 승천

 

사실도 사실은 후일 추가로 편집된 기록에 속합니다.(마르 16,9-22) 이 대

 

목에서 추가편집자는 마태오와 루가복음을 참조하여 부활예수의 발현, 제

 

자들에게 지상사명전달, 예수의 승천 사실을 덧붙임으로써 복음서를 마무

 

리짓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예수님의 승천사실을 제대로 기록하고 있는 신약성서의 기

 

록은 루가복음과 사도행전뿐입니다. 그런데 루가복음을 잘 살펴보면, 예

 

수께서 안식일 다음날 새벽에 부활하신 후 바로 그 날 저녁 늦은 시각에

 

승천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즉, 루가복음은 예수님의 부활, 발현, 승천 사

 

실을 단 하루에 일어난 사건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죠.(루가 24,1-53)

 

오직 사도행전만이 부활하신 예수께서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여러 가지 증거로써 여전히 살아 계심을 보여주셨고, 후기 교육과 함께 성

 

령의 강림을 약속하신 후 11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사도 1,3-11)

 

 

결론적으로 복음서들의 직접.간접적인 기록을 통하여 예수께서 승천하셨

 

다는 사실은 확실하나, 부활하신 후 40일째 되는 날 승천하신 사실은 사도

 

행전의 증언에 의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개념을 다시금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예수께서 돌아가신 지 사흘만에 부활하신 것이나, 부활하

 

신 후 40일간 지상에 머무셨다는 것, 성령강림 사건이 유다교의 과월절 후

 

50일째 되는 오순절에 일어난 사건(사도 2,1-4)이라는 것 등에서 성서저자

 

들이 정확한 시간을 기록하려했다기보다는 3일, 40일, 50일의 신학적 의

 

미를 더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둘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성서에서

 

3일은 무엇을 결정하고 확인하는 의미를, 40일은 회개와 변화를 위한 준

 

비의 뜻을, 50일은 하늘로부터 귀중한 것을 내려 받는 오순절의 뜻을 가지

 

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사람이 되어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

 

혀 돌아가신 분, 그러나 부활하여 다시 살아 계신 그분이 오늘 하느님의

 

영광에로 올림을 받으셨습니다. 하늘에 오르신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오른

 

편에 앉으셨다고 합니다. 거기서 그분은 우리의 메시아요, 왕이시며, 대사

 

제이시고, 중개자요, 희망이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그냥 내버려두고 이 세

 

상을 영영 떠나신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우리를 가만두시지 않는데, 그분

 

은 이제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시고, 우리와 함께 계속 일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세상에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열게 되는데, 제자들이 예수

 

님의 이름으로 복음과 세례를 선포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은 하느님의 선포된 말씀으로서 "듣는 자"의 응답을 요구합니다. 이

 

응답은 인간이 자신의 전인격을 걸고 내어놓아야 하는 응답입니다. 그것

 

은 예수님의 복음이 하느님 진리의 말씀으로서 단순한 중립적인 연구대상

 

이 아니라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믿고 세례를 받음

 

으로써" 일단 이 말씀에 응답하게 되는데, 믿음과 세례에 선행하는 것이

 

바로 복음이며, 복음은 선포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인류는 하늘과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하늘에 빌고, 하늘을 우러러 반성하

 

고, 푸르고 넓은 하늘을 보면서 답답한 가슴을 달래고 살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대도시에서 하늘을 우러러볼 여유도 없이, 우리 삶의 일상에 갇혀

 

서 살아갑니다. 푸르고 신선한 하늘, 밤이면 별이 쏟아지는 하늘이 우리

 

삶에서 사라진 그만큼, 하느님에 대한 감수성도 잃어가고 있으며, 우리 삶

 

에 숙연함을 주는 체험도 잃어가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인간 생산품에 시

 

선을 빼앗기고, 정보매체들이 전하는 정보의 홍수에 빠져, 우리는 모두 분

 

주하게 또 고달프게 살아갑니다. 하늘을 우러러 생각할 겨를도 없고, 이웃

 

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여유도 없습니다. 이러한 때 주님 승천 대축일은

 

그런 삶이 인간 운명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하늘이

 

우리 삶에 의미하는 바가 크듯이, 우리가 세상에서 매일 보고 듣는 것보다

 

더 귀중한 것이 우리 삶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푸르고 넓은 하

 

늘, 우리 마음을 숙연하게 하는 하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하늘의 의미를 되찾게 해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절망과 실의에 빠진 병든 이들을 고쳐서 생기 있는 삶의 현장으

 

로 보내셨습니다. 죄인이라 버려진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죄를 용서하여

 

하느님의 넓으신 자비 앞에 그들을 숙연하게 만드셨고,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집에 살아야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행복을 오히려 불행한 것

 

으로 보셨습니다. 예수님을 재판하고 사형 언도를 내린 유대교 최고 회의

 

와, 그 언도를 확인하고 집행한 빌라도는 잠깐의 승리자였고, 부활하여 하

 

늘에 오르신 예수님은 잠시 동안은 패자였으나 이제 영원한 승리자가 되

 

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놀라운 자비

 

와 은총의 결과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창조물입니다. 묵은 것은 지나갔습니다. 보

 

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2고린 5,17). 그리스도 안에 새로움을 체험한 바

 

울로 사도의 외침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가 사는 하늘

 

과 땅에 새로움을 줍니다. 승천은 하늘 아래 어디에나, 예수님의 말씀과

 

삶이 실천되는 곳에 예수님이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며, 그곳

 

에 참다운 삶을 향한 새로움이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당이

 

나 사람들이 거룩하다고 여기는 어떤 곳에 갇혀 계시는 것이 아니라 푸르

 

고 넓은 하늘이 어디에나 있듯이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는 사람들

 

이 있는 곳 어디에나 그분은 새로운 체험의 대상으로 늘 살아 계시는 것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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