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08 조회수1,173 추천수19 반대(0) 신고
 

5월 8일 주님 승천 대축일-마태오 복음 28장 16-20절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존경하는 소설가 공지영(마리아)님의 신간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을 읽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한 젊은 사형수와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여인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아프게 다가오는 깨달음들로 가득 찬 소중한 책입니다.


이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 오랜 기간 고생한 흔적을 여기저기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직접 사형수들을 만나 그들의 지난 이야기를 경청하고, 함께 미사도 드리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함께 울고, 참회하는 등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런 깨달음에 도달했답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며 실은, 다정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 그 이외의 것은 모두가 분노로 뒤틀린 소음에 불과 하다는 것, 그게 진짜라는 것”을 체험했답니다.


이 세상의 가장 변두리, 삶의 극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 ‘억장이 무너지는’ 사연들은 ‘인생막장’에 선 이들을 위한 우리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연들도 있더군요.


“아들이 사형수가 된 후, 구치소 앞에 아들이 갇힌 방만큼이나 작은 방을 얻어 겨울이면 불기 없이, 여름이면 창문을 닫고 산 어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독실한 불교 신자였는데 날마다 구치소를 향해 삼천 배를 했고 날마다 아들을 면회 갔다. 하늘이 감동한 것일까. 그가 무기수로 감형된 일은 서울구치소에서 전설이 된 실화였다.”


몸은 비록 떨어져 있지만 언제나 마음으로 정신으로, 삶 전체로 함께 하시는 우리의 어머님들 인생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거리에 상관없이 언제나 일심동체이신 분이 우리의 어머님들이지요. 마치도 우리를 이 세상에 두고 승천하시지만 마음으로, 영적으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예수님과도 같이 말입니다.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에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런 약속을 하십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참으로 안심되는 말입니다. 세상에서 이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은 다시 또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승천하시지만 영원히 우리를 떠나시지 않습니다. 비록 그분의 몸은 떠나시지만 그분의 정신, 마음, 영혼은 늘 우리와 하나 되어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 계실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시공을 초월해서 교류될 수 있는 그 무엇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오늘 비록 승천하시지만 지상에 남아있는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입니다.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며, 그 성령을 통해 늘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며,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당신 사랑을 보내주실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사도행전은 승천하시는 예수님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만 있는 사도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는 사도들 앞에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나타나 다그칩니다.

“왜 너희는 여기에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느냐?”

이 말은 이제 그만 정신 차리고 일어서라는 말입니다. 이제 다시금 마음을 새롭게 하고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유언처럼 남기신 말씀처럼 세상에 나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는 말입니다.

복음 선포는 열 두 제자에게만 부여된 과제가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된 가장 본질적이고 일차적인 과제입니다.

매년 발표되는 신자증가율와 관련된 통계들은 가톨릭 신자들의 선교에 대한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자세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개신교의 공격적인 선교방식에 비해 우리의 모습은 너무도 맥이 빠져있습니다.

돌아가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새천년기’를 통해서 권고하신 바처럼 지금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재무장할 순간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다시 출발해야 합니다.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하신 예수님의 유언을 기억하며 힘차게 일어설 순간입니다.

이 중요한 시기 우리는 사도들처럼 주님께 여쭈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우리에게 있어 이제 더 이상 새로운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계발하는 것이 필요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언제나 신선하고 언제나 새로운 프로그램이신 예수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최종적인 프로그램은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오직 한 가지는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을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본받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세상의 변화를 위해 투신하는 것입니다.

복음 선포는 ‘특별한 사람들의 몫이려니’ 하고 등 뒤로 던져버리지 마십시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복음 선포에 매진해야 합니다. 어떤 모습이든지 말입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 삶의 모든 국면을 통해 우리는 복음화에 기여해야 합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