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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7주간 월요일 복음묵상(2005-05-09)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09 조회수950 추천수4 반대(0) 신고

"나는 너희가 내게서 평화를 얻게 하려고 이 말을 한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 33)

 

오늘부터 우리는 성령강림 대축일을 한 주간 앞두고 부활대축제의 마지막

 

주간인 제7주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 주간 동안 우리는 추가로 편집된 요

 

한복음 16장의 마지막 부분을 오늘 봉독하고, 17장 대사제 예수님의 장엄

 

한 기도(화.수.목요일), 그리고 요한복음의 마지막 21장이 보도하는 부활

 

하신 예수님과 베드로의 관계(금요일), 이번처럼 성 마티아 사도의 축일이

 

아니었다면 요한복음의 에필로그(토요일)를 미사전례의 복음으로 듣게됩

 

니다.

 

 

오늘 복음에 들어가기 전에 바로 앞의 구절을 먼저 읽어보면, "나는 아버

 

지께로부터 나와서 세상에 왔다가 이제 세상을 떠나 다시 아버지께로 돌

 

아간다."(28절) 예수께서는 이 한마디의 문장으로 당신 자신의 원초적인

 

신원과 파견, 그리고 파견임무의 성취와 아버지 오른편에 앉아계실 것임

 

을 밝히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일제히 "지금

 

은 주님께서 조금도 비유를 쓰지 않으시고 정말 명백하게 말씀하시니 따

 

로 여쭈어 볼 필요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께서 하느님께

 

로부터 오신 분이심을 믿습니다" 하고 말합니다.(29-30절) 
 

제자들이 주님의 모든 지식을 깨달았다니, 그래서 주님을 확실히 믿기까

 

지 한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물론 갑자기 안개가 걷히고 어떤 깨달음에

 

사로잡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긴 고별사가 이제

 

는 지루할 때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자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

 

니다. 이제는 그들도 깨달음을 얻을 때가 되었습니다. 아니 벌써 얻었는

 

데, 적어도 예수께서 하시고자 하는 모든 일이 예수를 이 땅에 보내신 아

 

버지의 뜻에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도 "너희가 이제야

 

믿느냐?"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아무튼 예수님의 단 한마디 말씀이 제자들의 모든 의문을 말끔히 씻어버

 

렸습니다. 의문의 제거는 믿음으로 이어지게 마련인데, 제자들은 응답은

 

이제 예수께 대한 확실한 믿음입니다.(30절) 이 믿음이 제자들 편에서는

 

확실한 믿음이라고 하지만(31절) 예수님이 보시기에는 그렇지 않은데, 아

 

직 진리의 성령께서 임하시지 않았기 때문에 제자들의 깨달음은 여전히

 

불완전하고, 협조자이신 성령께서 임하시지 않았기 때문에 제자들의 믿음

 

은 여전히 약하기 그지없습니다. 예수께서 보시기에 제자들의 믿음은 풍

 

전등화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러나 이제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 두고 제각기 자기

 

갈 곳으로 흩어져 갈 때가 올 것이다. 아니 그 때는 이미 왔다"(32절)고 말

 

씀하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조금 후 벌어지게 될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

 

습니다. 제자들을 위한 '대사제의 기도'(17장)가 끝나면 예수께서는 당신

 

을 체포하기 위해 들이닥치는 세상의 권력자들에게 순순히 자신을 내어줄

 

것입니다.(18,1-11) 제자들의 믿음은 적어도 그 때까지는 유효합니다. 요

 

한복음도 같은 맥락이지만 마태오복음은 "그 때에 제자들은 예수를 버리

 

고 모두 달아났다"(마태 26,56)고 명확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제자들의 믿음은 즉시 불신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들은 스승을 홀로 버려

 

둔 채 도망가고, 각자에게 유익한 위치로 몸을 감출 것입니다. 그러나 제

 

자들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습니다.(32절)

 

 

어쨌든 예수님의 한 말씀(28절)에 제자들은 예수께 대한 믿음을 확실히 하

 

였지만 이 믿음은 학습적 차원에 불과한 믿음입니다. 믿음의 실제적 차원

 

은 예수님과 끝까지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에게는 믿음의 실

 

제적 현장감이 많이 부족합니다. 고난의 시간이 와야 제자들은 자신의 믿

 

음이 얼마나 형편없는 것인가를 체험하게 될 것이며, 역경과 박해 속에서

 

성령의 도움으로 온전한 믿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 고난의 시간을 위

 

해 예수께서는 약해빠진 제자들을 격려하십니다. 


 

예수께서 곧 당하게 될 고난 가운데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아버지

 

께서 아들과 함께 계시다'는 것이며,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제자들이 고난의

 

시간을 겪게 될 때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계시다'는 것을 용기로 삼아

 

야 합니다. 세상은 그 때 '예수를 죽였다'고 자부하겠지만, 실상은 "내가

 

세상을 이겼다"(33절)는 예수님의 말씀을 뼈저리게 가슴에 새겨야 할 것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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