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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넘실거리는 고통의 파도 속에서도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09 조회수1,225 추천수16 반대(0) 신고
5월 9일 부활 제7주간 월요일-요한 16장 29-33절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넘실거리는 고통의 파도 속에서도>


가끔씩 병자성사를 집전하러 중환자실을 들어가 보면 가슴이 섬뜩섬뜩할 때가 많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오락가락하는 사람, 끔찍한 통증을 견디다 못해 비명을 지르는 사람, 그가 겪고 있는 고통이 너무나 처참해 차라리 빨리 데려가셨으면 할 정도의 사람들...


그분들을 바라볼 때 마다 이런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못하실 일이 없으신 능력과 기적의 하느님이신데, 어찌 저리도 끔찍한 고통을 그냥 보고 계시나?’


이 한세상 살다보면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고통들, 절대로 바라지 않았던 고통들이 수시로 우리에게 밀려옵니다. 때로 그 어떤 고통은 지독하게도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습니다.  우리 삶 전체를 휘감습니다. 어쩌면 평생 우리가 끼고 살아가야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 고통 앞에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물론 한평생 고통을 피해 다니면서, 예방하면서, 살얼음 위를 걷듯이 조심조심 살아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그 누구도 무작정 고통을 피할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가 ‘고통에 대한 수용’ ‘고통의 가치 인정’ ‘고통에 대한 의미부여’입니다. 결국 고통 앞에 대범해지는 길입니다. 고통에 지나치게 연연해하지 말고 고통을 친구처럼 여기자는 것입니다. 고통 가운데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고맙게도 넘실거리는 고통의 파도 속에서도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바로 ‘고통의 인간’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고통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 고통에 대한 참된 의미부여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예수님조차도 고통을 없애버리러 이 세상에 오시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당신 친히 가장 극심한 고통을 몸소 겪으십니다. 가장 혹독한 고통-십자가형-을 자원해서 체험하십니다. 그래서 우레에게 고통을 이해하게 만듭니다. 적극적으로 고통을 수용하게 만듭니다. 결국 고통은 우리를 더욱 큰 그릇으로 만들려는 하느님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고통당하는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네 고통도 크겠지만 내 십자가를 한번 바라 보거라. 내 고통은 더욱 크단다. 네가 고통당할 때 나도 함께 고통당하고 있단다.”


우리가 고통당할 때 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 끝날까지 우리 고통을 위해 십자가 위에 서 계심을 기억하십시오.


이 세상에서 우리가 겪는 고통은 잠시입니다. 지나가는 고통에 너무 집착하지도 연연해하지도 마십시오. 고통을 잘 견뎌낸다는 것은 놀랍게도 예수님의 고통에 참여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고통을 잘 이겨낸다는 것은 하느님 구원사업에 참여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고통을 기꺼이 참아 내야할 이유입니다.


번민과 고통이 엄습해오는 순간은 하느님 만날 준비를 하는 순간으로 생각하십시오. 병고가 다가오는 순간은 하느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은총의 순간임을 기억하십시오.


“천국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더욱 아름다운 곳은 게쎄마니 동산입니다.”(반 고호)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원해서 짊어지고 가는 사람은 또 다른 예수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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