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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10 조회수836 추천수4 반대(0) 신고

 

어제는 서울교구의 선배 신부님께서 교우들과 함께 성지를 방문하셨습니다. 그리고 함께 미사를 봉헌했지요. 미사가 끝날 때쯤이었습니다. 저는 미사 내내 많은 말을 저 혼자만 한 것 같아서, 그 신부님께 마이크를 한번 넘겼지요. 그런데 그 신부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조신부와 저는 서울 신학교에서 함께 지냈었답니다. 제가 기억하는 조신부는 학교에서 조용히 지내면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학생이었지요. 그런데 이곳 성지에서 보고는 정말로 놀랐습니다. 대단한 열정이 보였고, 또한 너무나도 밝은 모습을 보고는 이런 것이 아마 성령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어제 오셨던 선배 신부님만이 하시는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저에 대한 예전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다들 이렇게 변한 제가 너무나 신기하다고 말씀하시지요. 변한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지요.

저에게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말하기 위해 앞에 나가면 가슴이 터질듯이 뛰고, 다리는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말은 더듬기 일쑤였지요. 그런 제가 이제는 말하지 못해서 안달일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또 저의 예전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제게 술, 담배를 많이 선물 하십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저는 술을 즐겨 마시고, 담배는 하루에 2갑 이상을 필 정도로 골초였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술은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면서 이상한 징조를 보이고, 담배는 도저히 못 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끊은 지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을 제가 스스로를 바라보아도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안에서 주님께서 얼마나 저를 많이 도와주시고 계시는지도 깨닫게 되네요.

이렇게 우리 모두는 변화될 수 있으며, 또한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변화를 힘들어 할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좋은 쪽으로 변화되는 것이 스스로의 희망이면서도, 그 희망이 그냥 희망으로만 그칠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그 이유는 어렵다고 그리고 힘들다고 말하면서 포기하는 우리들의 나약함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포기하는 것은 결국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이 세상에서 이행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늘 변함없는 사랑을 우리들에게 주십니다. 그런데 그 사랑의 방법은 어떨까요? 그 시대에 따라, 그리고 장소에 따라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이천년 전에는 예수님께서 직접 오셔서 사랑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또 다른 협조자인 성령께서 오셔서 그 사랑을 계속해서 아니 더 큰 사랑을 우리들에게 주시고 계십니다.

당신께서 직접 사랑의 방법을 변화시켜 나가듯이 우리 역시 변하라고 하십니다. ‘나’라는 틀에만 얽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변화를 포기하는 것, 그 포기야말로 주님의 뜻을 거부하는 것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의 영광을 이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셨습니다. 때로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때로는 힘 있는 하느님의 아들 모습으로……. 물론 그 변화 기준의 한가운데에는 변화되지 않는 ‘사랑’이 있지요.

우리들 모두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도만 있다면 분명히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대신 그 한가운데 ‘사랑’이라는 기준이 확실히 세워져 있다면 말이지요.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나를 변화시킬 것을 한번 따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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